일본은행 주최 컨퍼런스 강연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26일 도쿄의 일본은행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과 투명성 등에 대해 강연한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정책의 최종 목표는 정치 당국이 정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융정책을 어떻게 실행할지는 정치적 통제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폭넓은 합의가 세계적으로 완성돼 왔다”며 “주요국이 검토하고 있는 금융규제개혁에서도 이 점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낼 전망이다.
연준이 미리 배부한 강연 원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중앙은행이 무조건 정치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국민에 대한 설명책임과 정보 공개를 통한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정책 운영 이외에 중앙은행의 업무에 대해서는 “정치적 독립을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며 정치적인 독립이 보증돼야 할 영역으로는 “위기시 긴급 자금지원 등 최종 자금줄 기능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위기적 상황에서도 정치가가 비인기 정책을 채택하지 못해 신속한 대응을 취할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여지가 부족해진 중앙은행이 대량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양적완화’정책에 대해 버냉키 의장은 “경기 위축을 막는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재정적인 부작용도 있다”고 언급했다.
양적완화는 장기국채 매입 등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정부의 빚을 중앙은행이 인수하는 형태로간주돼 중앙은행과 통화의 신인도가 저하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버냉키는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앙은행이 양적완화에 대해 독립된 정책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나타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