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뉴욕타임스(NYT)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WSJ이 뉴욕 일대의 독자들에게 지역뉴스를 전달하는 뉴욕판을 26일(현지시간)부터 발행했다.
AP통신은 뉴욕에서 벌어지고 있는 WSJ와 NYT의 경쟁을 “마지막 신문 전쟁일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WSJ의 뉴욕판 ‘그레이터 뉴욕(Greater NewYork)’은 도시 소식과 부동산 교육 범죄 건강 예술 문화 스포츠 등을 전면 컬러로 구성해 일주일에 6회 발행한다.
로버트 톰슨 WSJ 편집장은 “뉴욕만큼 거대한 시장은 없다”며 “’그레이터 뉴욕’을 펴내면서 맨해튼에 들어선 백화점 블루밍데일즈 등 대형 광고주를 확보하고 발행 전부터 할인판매 전략을 광고했다”고 밝혔다.
WSJ는 미 금융 및 언론 서비스 기업인 다우존스가 발행하는 일간지로 기업과 금융 등 경제뉴스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 왕’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이 2007년에 다우존스를 인수한 뒤 경제 이외의 뉴스에도 충실을 기하고 있다.
WSJ는 지난해 4~9월 발행 부수 기준 USA투데이에서 전미 선두 자리를 빼앗은 후 부수와 보도내용 등으로 호평받는 NYT를 넘보기 시작했다.
NYT는 지난 주 뉴욕 비지니스맨 독자 수에 대해 “NYT 82만7047, WSJ 40만8399”라는 비교 광고를 실었다. 자사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미디어왕 머독’이 NYT를 따라잡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머독은 1980년대에 영국 타임스를 인수하고 가격 인하 등을 통해 경쟁지인 영국 데일리텔레그라프를 따라잡았다.
뉴욕에서도 산하의 뉴욕포스트의 부수를 라이벌지와 나란히 올려놓은 실적도 있다.
또 뉴스코프가 영화와 방송을 병행하는 복합 미디어기업인만큼 신문 부문의 적자는 ‘새발의 피’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반면 신문 중심인 NYT는 지난 1분기(1~3월)에 2개 분기 연속 흑자는 확보했지만 장기간 지속된 실적 악화로 신문 가격을 대폭 낮추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현재 NYT의 신용등급은 투기적 등급인 ‘B’이다.
미 신문잡지부수공사기구(ABC)에 따르면 NYT의 평균발행부수는 100만부 붕괴를 앞두고 있다. WSJ은 대형 신문 가운데 유일하게 발행 부수를 늘렸지만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인터넷 광고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방신문을 중심으로 한 경영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파이조각’을 서로 빼앗기 위한 업계의 불꽃 튀는 경쟁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날 발표된 미 주요 신문의 평균 발행부수는 2009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