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은 '다수의 횡포' 비판하지만 구체적 대안 부족
물러나던 김용태 "맞는 말해도 신뢰 받지 못한다"

국민의힘이 최근 방송3법, 상법개정안, 추경안 등 주요 법안 처리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정면 충돌하고 있지만 좀처럼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법안을 단독 처리하는 등 국정 운영을 밀어붙이고 있음에도 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비판조차 내놓지 못한 채 무기력한 모습만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고 법안 처리도 강행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횡포'라는 수사적 저항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실효성 있는 반대 논리나 대안이 부족해 야당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정당한 야당의 역할을 위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고, 말의 힘을 가진 분(의원)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단순히 비판에 그쳐선 안 된다"며 "구체적인 논리와 대안이 부족한 비판은 결국 정치적 소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물러나면서 당에 쓴소리를 던진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그는 퇴임 회견에서 "지금 보수 야당이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윤석열 정권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당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깊은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리고 그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으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비판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내부 사정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가 출범했음에도 개혁 의지나 변화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비교적 높은 국정수행 평가를 받는다. 최근 한국갤럽이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무 평가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응답자의 6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정부의 빠른 대응과 민생정책, 경제 회복에 대한 의지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지지율 상승의 배경에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시정연설, 그리고 과감한 인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추진된 민생정책과 경제 회복에 대한 정부의 의지에 국민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는 시각이다.
한국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2.1%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