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 속 화웨이 CEO 엄살…“어센드칩, 美보다 한 세대 뒤져”

수출통제 조치 묻는 말에 “미국, 화웨이 성과 과장”
“다른 전략으로 최첨단 성능 달성 가능” 자신감도

▲런정페이 화웨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신화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수출통제와 관련한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이자 미국 정부의 집중적 규제 대상인 화웨이테크놀로지의 런정페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이 자사의 성과를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중국 관영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인공지능(AI) 칩 ‘어센드’가 여전히 미국에 비해 ‘한 세대 정도’ 뒤처져 있다”며 “다만 다른 전략을 사용하면 최첨단 성능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센드 칩에 대한 미국의 수출통제 영향을 묻는 말에 “중국에 있는 많은 반도체 제조회사 중 다수가 잘하고 있으며 화웨이는 그중 하나”라며 “그러나 미국은 화웨이의 성과에 대해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웨이는 아직 그렇게 잘하지 못한다”면서 “미국의 평가에 걸맞게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우리는 단일 칩의 출력 면에서 미국보다 한 세대 뒤처져 있지만 클러스터 기반 컴퓨팅으로 보완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러스터 기반 컴퓨팅은 여러 개의 칩에서 AI 훈련을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런 CEO는 “매년 1800억 위안(약 34조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연간 연구비의 약 3분의 1이 기초이론 연구에, 나머지는 제품 R&D에 쓰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초 이론이 없으면 돌파구를 찾지 못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기초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런 CEO가 자사의 반도체 제조에 대해 공개적으로 평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인해 화웨이는 2019년 이후 고성능 반도체와 그 제조설비에 대한 접근이 막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화웨이의 어센드를 포함한 중국산 첨단 칩을 사용하면 미국의 수출 규제를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인민일보 1면에 실린 이 인터뷰 기사가 미국은 첨단 기술, 중국은 희토류에서 각각 수출을 통제하는 것에 대해 서로가 이를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미·중 2차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공개된 것도 눈길을 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무역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영국 런던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2차 협상에는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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