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후 3개월 이후 효과…성기능 관련 이상반응도 적어

결혼을 앞두거나 연애를 고민 중인 남성 가운데 탈모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탈모는 삶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큰 만큼 증상이 나타났다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탈모증으로 진료받은 남성 환자의 수는 13만8548명이다. 다만 병원을 방문해 급여 적용을 받은 환자 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실제 탈모 인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전국의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탈모 관련 인식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0.7%가 탈모 증상이 있다면 결혼, 연애 등 삶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 같다고 응답했다.
남성 탈모의 주요 증상은 모낭의 앞부분과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점점 짧고 가늘어지고 색이 옅어지는 것이다. 탈모가 진행됨에 따라 이마선이 뒤로 밀려나고, 모발 수가 적어져 두피가 드러나게 된다.
남성 탈모가 많이 진행된 상태여도 뒷머리는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있는데, 안드로겐에 대한 감수성이 앞머리 및 정수리 쪽 모낭과 뒷머리 모낭이 다르기 때문이다. 남성 탈모가 발생하는 앞머리의 모낭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와 5-알파환원효소의 활성이 뒷머리 모낭에 비해 높기 때문에 모발의 성장 기간이 짧아지면서 탈모 위험이 커지게 된다.
탈모의 문제는 외모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젊은 나이의 탈모는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증상이 일찍 발생할수록 환자의 자존감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문제가 된다. 2023년 발표된 남성 탈모 환자 402명을 대상으로 탈모로 인한 삶의 질 문제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탈모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는 정도는 나이가 어릴수록 심각했다.
남성 탈모에 있어 의학적으로 확인된 치료법 중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방법은 약물치료다. 그중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됐고 탈모 개선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5-알파환효소는 1형과 2형 두 가지가 있는데 1형은 피부 전반과 피지선에, 2형은 모낭의 모유두와 외측 모근초에 주로 분포한다. 피나스테리드는 2형을 차단하는 반면, 두타스테리드는 1형과 2형을 모두 차단해 DHT 생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두타스테리드는 치료 24주차에 혈중 DHT 농도를 92%까지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장기 실사용 근거 연구에서 피나스테리드 대비 M형, V형에서 증상이 개선된 전체 누적 환자 비율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탈모 치료제는 탈모를 느리게 하는 역할만 하지 않는다. 실제로 두타스테리드는 임상 연구를 통해 모발 수 및 두께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등 모발 성장과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물치료는 즉시 개선 효과가 있기보다는 치료 후 3개월 정도 지나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빠를수록 유리하다. 즉, 탈모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 전문의와 치료 시기를 상의하는 게 좋으며, 효과를 보자면 조기 치료가 좋다.
김경복 모먼트의원 원장은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탈모 치료법을 전문가의 도움 없이 의존하면 치료 시기를 놓치고 심리적 스트레스가 악화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탈모 초기부터 전문가 상담과 정확한 진단을 통해 검증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남성탈모 치료제에 대해 성기능 관련 이상반응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타스테리드 및 피나스테리드 등은 위약군과 비교해 성기능 관련 이상반응을 포함한 부작용 발생률은 유사한 수준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자에서 성욕과 관련된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이는 대부분 약물 복용 초기에 나타나며 지속적인 복용에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