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깜짝실적
PF 충당금 적립·재무건전성 개선
사업 다각화로 체질 개선

자기자본 4조 원 이하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사업 다각화로 체질 개선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증권은 1분기 당기순이익 259억 원을 기록하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끊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은 8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0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다올투자증권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95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28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1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SK증권은 당기순이익 27억 원으로 지난해 59억 원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현대차증권은 영업이익 271억 원, 순이익은 193억 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6.2%, 89.3% 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시현했다. 한양증권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0%, 58% 증가한 294억 원, 211억 원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PF에 집중했던 중소형사들은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며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다. iM증권의 1분기 전체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비율은 54%로 전년 대비 약 19%포인트(p) 축소됐다. PF 익스포저 대비 충당금 적립 비율은 45%에 이른다. SK증권은 PF 충당금 일부가 환입되면서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매금융(리테일),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자기자본을 활용한 수익 창출에 집중하며 S&T 부문 순영업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한 690억 원을 기록했다. iM증권은 영업점 통폐합과 메가센터 재편으로 리테일 부문의 15년 연속 적자에서 탈출했다.
다만 여러 중소형사의 PF 사후관리가 진행 중이어서 대형사들과의 실적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PF는 증권사 사업 중 수수료 수익이 가장 큰 사업으로, 여전히 핵심 먹거리로 분류된다. 이에 대형사들은 최근에도 앞다퉈 신규 수주 늘리고 있지만, 중소형사는 공격적으로 나서지 못하며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하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증권사들의 전체 PF 익스포저는 그해 6월 대비 약 4조5000억 원 증가했다. 이 중 9개 대형사는 본PF와 브릿지론(사업 인허가 전 토지담보대출)을 포함해 익스포저가 24% 늘어난 반면, 18개 중소형사는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당국이 예고한 부동산 금융 규제 강화 방안도 고민 지점이다.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중 부동산 금융 총 익스포저 한도를 도입하고 순자본비율(NCR) 위험 값을 차등화하는 내용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금융 사업 쏠림 현상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형사는 우량 사업장 본PF를 중심으로 신규 취급이 늘고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이 활발했지만, 중소형사는 PF 손실 부담에 따른 정리 압박과 영업 위축으로 신규 취급이 일부 회사에 한정됐다”며 “부동산 금융 시장과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사업·재무적 대응 여력에 따라 부동산 금융 사업 기반도 양극화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