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세미텍은 385억원 규모의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회사는 앞서 지난 3월 두 차례 SK하이닉스에 각 210억원, 총 420억원의 HBM TC본더를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까지 세 차례에 걸친 누적 공급 규모는 805억원이다.
TC본더는 AI 반도체에 활용되는 HBM 제조 과정에서 필수적인 패키징 장비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 적층해 높은 대역폭과 저전력 특성을 구현하는 차세대 메모리다. TC본더는 이들 D램을 고정하기 위한 열과 압력을 가하는 공정에 투입된다.
한화세미텍은 2020년부터 TC본더 개발에 착수해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올해 초 품질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기술 내재화에 성공하며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장비 국산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또 올해 2월 사명을 기존 '한화정밀기계'에서 '한화세미텍'으로 바꾸고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으로 본격 전환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해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TC본더 등 첨단 패키징 장비 개발을 전담하는 '첨단 패키징장비 개발센터'도 신설하며 기술 인력 보강에 나섰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첫 양산 당시부터 협업 강화를 예고했으며 이번 추가 수주는 그 연장선”이라며 “SK하이닉스와 기술적 호흡이 잘 맞고 있고 앞으로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단순한 장비 수주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최근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고객사들의 수요 폭증에 대응해 HBM 생산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주요 파트너로 부상한 한화세미텍의 입지도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