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에 이재명 “입당하면 좋겠다” 화답
TK 권오을·이인기 등 보수 인사 합류 눈길
12·3 계엄 반발로 보수 정체성 재정립 풀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국회의원이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공개 지지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대구·경북 지역 보수 정치인들도 속속 합류하는 등 민주당이 중도 보수 유권자들을 포용하는 외연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상욱 무소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후보를 21대 대통령의 적임자로 공개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진영정치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국가 위기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적임자라는 판단을 밝혔다. 그는 "진영정치라는 것이 소수 정치인들이 일 편하게 하기 위한 대국민 기만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주인인데 진영이 어디 있겠나. 잘하는 곳은 박수받고 원칙 어기는 정당은 확 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 지지 이유에 대해 김 의원은 “이번 대통령은 진영을 넘어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야만 한다”며 “(이재명 후보가) 보수의 가치인 사회의 내재가치와 원칙을 지켜가면서 포용과 품위 그리고 책임감을 갖춘 후보, 애국심이 투철한 후보라 판단했다. 가장 보수다운 후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등을 거치며 행정안정과 정책혁신을 성공적으로 성취한 경험, 당내 당원 민주주의를 도입한 경험 등 다양한 내재 역량을 입증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에서도 김 의원의 지지 선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는 만큼 김 의원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전남 광양 유세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김상욱 의원이 자신을 지지 선언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우리 당에 입당해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합리적 보수 인사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앞서 "김 의원처럼 원칙을 지키고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정치인은 흔하지 않고 귀한 존재"라며 "조만간 한번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입당 의사를 밝힌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이 당장 민주당 입당 계획에 대한 질문에 "저의 고민이 오염되는 것이 싫다. 정당 가입은 제일 후순위”라며 선을 그은 만큼 입당 절차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는 “제가 정당에 가입하는 문제 앞세우면 국민의힘을 탈당한 것과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진의가 왜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보수 정치인들의 민주당 합류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보수 인사들이 민주당으로 향하는 배경에는 12·3 비상계엄과 내란 사태에 대한 반발과 새로운 보수의 가치에 대한 고민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오을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경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명예선대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최연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달 5일 민주당 대구시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8년간의 간호사 경력을 가진 그는 코로나19 당시 대구동산병원 간호부장 경력을 강조하며 보건복지 분야에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이인기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이재명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지지 성명서를 낸 이력과 모순이 논란이 됐으나, 민주당 측에서 "경북 지역 보수층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국민의힘 출신 김한근 전 시장은 이달 7일 1000여 명의 지지자와 함께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단순히 당을 옮기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를 암적으로 잠식한 사법 권력과 윤석열 정권이 적나라하게 보여준 기득권 카르텔 정치와 결별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욱 의원은 "지금 현재 보수의 가치라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 법치, 공정, 합리, 개방, 포용, 자유 등 이런 것들인데 국민의힘은 이에 대한 실천을 내팽개친 거 같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중도와 보수 유권자들을 포용하려는 전략적 접근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한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이 중도의 중심을 지키면서 보수까지 확대하는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