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자산의 약 37% 오피스에 집중
구조적 리스크 예의주시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 낮아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가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오피스 자산에 집중된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체투자 가운데 이자 및 원금이 미지급되는 등의 기한이익상실(EOD) 자산은 2조6000억 원을 넘어선 상태다. 다만 대체투자 비중이 금융권 총자산의 1% 미만 수준으로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5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2월 말(57조6000억 원) 대비 소폭 줄어든 수치다. 투자 자산의 약 37%(20조6000억 원)가 오피스에 몰려 있다. 고금리 지속과 유연근무 확산 등으로 글로벌 오피스 시장이 위축되며 손실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실제 EOD 규모는 2023년 6월 1조3300억 원에서 지난해 9월 말 2조6400억 원으로 급증했다. 미국 시카고와 펜실베이니아, 프랑스 등에서는 임차인 중도 퇴거, 자산가치 급락, 대출 조건 위반 등이 겹치며 공매 진행, 자산 명의 이전, 배당 중단 등의 조치로 이어진 사례가 확인됐다.
다만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자산이 금융권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대체투자 규모는 금융권 총자산의 약 0.8% 수준으로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오피스 자산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리스크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EOD 등 부실 우려 자산에 대해 손실을 조기에 인식하고 감독 체계를 통해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EOD 추위를 보면 2023년도에 급격하게 증가하던 수치가 지난해 6월 말을 기점으로 피크아웃(정점에 이른뒤 하락하는 현상) 됐다고 보여진다"며 "전체 규모 증가 추세는 멈춰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OD 자산은 △2023년 6월 말 1조3300억 원 △2023년 9월 말 2조3100억 원 △2023년 12월 말 2조4100억 원 △2024년 3월 말 2조5000억 원 △2024년 6월 말 2조6100억 원 △올해 9월 말에는 2조6400억 원까지 확대됐다.
금감원은 2023년 하반기부터 사업장별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매분기 실태 점검, 해외사무소와 연계한 조기경보체계 운영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감정평가 미실시, 손실 미인식 등 부실 징후가 있는 자산에 대해서는 맞춤형 건전성 감독을 실시 중이다.
제도 정비도 병행한다. 금융투자업권(증권사·운용사)은 올해 3월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개정을 완료했다. 오는 9월부터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대체투자펀드 자산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이 연 1회 이상 평가하는 것이 의무화된다. 보험·여신 등 여타 업무 권역도 상반기 중 차례대로 모범규준을 개정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투자 전 과정에서 리스크 식별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 실사 체크리스트, 외부 전문가 평가 절차, 시나리오 기반 민감도 분석 등 실무 지침을 구체화하고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에게 투자심의 재의요구권을 부여해 내부통제를 보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