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홈플러스 부실, MBK 경영 방식이 원인”

차입매수 후 자산 매각…이익창출력 지속 저하
지속된 매출 역성장…고정비 부담에 영업적자 전환
검찰도 수사 착수…MBK 회생 준비 의혹 규명 나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3월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 부실의 주된 원인으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 전략을 지목했다. MBK의 과도한 차입매수(LBO)와 핵심 자산 매각 중심의 투자금 회수 전략이 홈플러스의 영업 기반과 경쟁력 약화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신용평가가 발간한 ‘2025년 1분기 부도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4조30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과 7000억 원의 상환전환우선주를 홈플러스에 부담시켰다. 이후 점포 매각과 제한적 설비투자가 이어졌고, 이는 고정비 부담 증가와 함께 이익 창출력 저하로 연결됐다고 평가했다.

홈플러스는 전국에 126개 대형마트를 운영하며 업계 2위 지위를 유지했지만 매출은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였다. 2018년 이후 역성장이 이어졌고, 2021~2022년에는 영업적자 전환이 발생했다. 보고서는 “지속된 점포 매각과 설비투자 축소로 외형성장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2024년 11월 기준 홈플러스의 순차입금은 6조4334억 원으로, 2021년보다 5.8% 증가했다.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이자비용과 임차료 부담조차 감당하기에 부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신평은 “현금창출력 대비 과도한 차입금 구조가 실질적인 재무 불안정성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MBK의 경영방식에 대해 “인수기업에 인수금융 상환 부담을 전가하고 핵심 자산을 매각해 조기 회수를 시도하는 방식은 기업의 사업 지속성과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간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집객력과 매출 회복 역시 의미 있는 개선 없이 정체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과 검찰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과 관련한 사전 준비 정황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MBK 본사와 홈플러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김광일 대표 등 핵심 인사에 대한 소환 조사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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