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매장 리뉴얼 등 장기적 관점 투자에 역점

계열분리 중인 신세계그룹의 정용진·정유경 회장 남매가 유통업 침체 속 각각 마트, 백화점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마트는 상품 가격 경쟁력 강화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신규 출점을, 신세계는 장기적 관점의 매장 재단장 등 투자를 확대하며 큰그림 그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실적 개선을,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투자 확대로 소비 침체 국면에 맞서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실적을 개선하며 본업경쟁력 강화에 대한 성과를 입증했다. 1분기 매출은 7조2189억 원, 영업이익 1593억 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 238.2% 늘어난 성적이다. 이마트는 지난해에도 연간 47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업계 최저가로 상품을 판매하는 ‘가격파괴’에 이어 올해는 ‘고래잇 페스타’를 도입하며 초저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적자가 이어진 신세계건설, 이마트24 등 계열사에서 손실 폭을 줄이며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꾸준히 성장 중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신규 출점과 기존 이마트 죽전을 ‘스타필드 마켓’으로 전환하는 등 공간 혁신에도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늘려 고객을 모은다는 전략인 셈이다. 여기에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건비 축소, 통합 매입 체계 구축 등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과 함께 오프라인 점포를 프랜차이즈로 전환하거나 매각 또는 폐점해 자산을 효율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과 함께 스타필드 마켓 같은 체험형 매장을 계속해서 강화해 고객 수를 늘리고 수익을 다시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신규 출점을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핵심 점포 재단장과 고급화 전략을 통해 성장 정체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단기 실적을 쫓기보다는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인 것이다. 신세계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연도별 투자비에서 지난해 집행한 백화점 사업 총투자비는 8338억 원으로, 2016년도 이후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투자 규모 확대로 감가상각비는 증가하면서 올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8.8% 줄어드는 충격도 감내해야 했다.
특히 올해 강남점에 국내 최대 식품관인 ‘신세계 마켓’을 개장했고 최근 본점 옆 옛 SC제일은행 건물을 재단장해 럭셔리 부티크 전문관 ‘더 헤리티지’로 선보였다. 3월 중순에는 본점 신관(디 에스테이트) 재단장도 마쳤다. 올 하반기에는 본관 ‘더 리저브’도 리뉴얼해 선보일 예정이다. 차기 랜드마크 백화점을 선보이기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 이런 전략을 통해 2030년 매출 10조 원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리뉴얼과 함께 2028년 광주를 시작으로, 2029년 수서, 2030년 송도에 랜드마크형 백화점도 개발하는 투자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