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데 이어 올해도 상당한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당국이 무저해지 보험에 대한 계리적 가정을 강화하면서 지급여력비율(K-ICS·이하 킥스) 비율 하락으로 인한 자본확충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10일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연간 신종자본증권은 직전해 2조9450억 원보다 2배 넘게 증가한 8조3250억 원으로 집계됐다. IFRS17 전환을 앞두고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증가했던 2022년 4조5899억 원에 비해서도 크게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신종자본증권 2조2000억 원, 후순위채 6조 원으로 후순위채 위주로 발행됐다. 이례적으로 12월에도 2조3000억 원이 발행됐는데, 한화생명이 12일 8000억 원, 현대해상이 30일에 9000억 원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연말·연초 퇴직연금 자금이 물량 해소에 기여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험사들 K-ICS비율 하락에 대해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적용 대상이 당초 우려보다 줄어들었지만, 손보사들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9월 말 2.992%였던 국고 10년물 금리가 12월 말 2.855%로 하락한 것도 기타포괄손실의 확대로 K-ICS 비율을 하락시켰다"고 했다.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필요성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여러 차례 자본증권을 발행한 회사들의 추가 발행 가능성도 있으며, 당초 2025~2026년 만기도래분의 상환을 검토하던 회사들의 차환수요나 업계 상위사들의 보수적 발행 수요도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퇴직연금 성수기가 지난 이후에도 물량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므로, 기존에 발행이 없었던 우량물 위주로 기다리며 선별적 기준을 잡는 것도 유효할 것"으로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