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강세장의 다음 단계를 알리는 신호” 낙관론
가상자산(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개당 10만 달러(약 1억 4156만 원)를 돌파했다. 한때 상승폭이 5.9% 넘게 확대되면 1만1438.9달러를 터치하는 장면도 있었다. 블룸버그는 “2010년 30센트 정도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이 약 15년 만에 10만 달러를 넘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140% 가까이 상승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이 확정된 11월에 상승세가 집중됐다. 트럼프 대선 승리 이후 한 달간 이어진 랠리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이날 마침내 10만 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날 급등세도 트럼프 당선인 영향이었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앳킨스는 디지털 자산 및 기타 혁신이 미국을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한 나라로 만드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친(親) 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발언하는 등 가상자산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왔으며, 자신이 당선되면 그간 가상자산 규제를 주도해온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을 해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의식한 듯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성명을 내고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날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9만9000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앳킨스는 가상자산 관련 고객에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팅 업체 ‘파토막글로벌파트너스’의 창립자로 대표적인 친(親) 가상자산 인물로 통한다. 그는 2017년부터 디지털상공회의소의 토큰 얼라이언스 공동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로빈후드마켓의 댄 갤러거 법무 책임자는 ”앳킨스는 이 일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면서 ”그는 규제라는 업계의 골칫거리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金)’과 같다고 언급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서밋에 참석해 “비트코인을 금의 디지털 버전이자 금의 경쟁자산”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면서 비트코인 시가총액도 2조 달러에 육박하게 됐다. 이는 엔비디아와 애플, 구글 모회사 애플 등 소수의 빅테크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국 상장기업을 능가하는 투자 자산으로 떠오르게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스페인이나 브라질의 국채시장보다 더 큰 규모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다. 가상자산 업체 코퍼테크놀러지의 파디 아부알파 연구책임자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에 도달한 것은 강세장의 다음 단계를 알리는 신호”라면서 “이제는 (비트코인이) 외부적 충격 외에 어떤 것에도 회복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