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3일 유 전 회장은 서울 중구에 있는 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체육회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 시절부터 35년간 이어온 체육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전선에서 행복한 체육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회장은 “시시각각 바뀌는 현장 상황들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현장 출신 행정전문가가 전면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며 “선수들의 마음은 물론 지도자의 마음. 학부모의 마음. 행정가로서의 마음을 잘 아는 제가 여러분이 꿈꾸는 행복한 체육계를 만들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출마 공약으로 △지방체육회 및 종목 단체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 △선수·지도자 관리 시스템 도입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자생력 향상 등을 제시했다.
이날 유 전 회장은 최근 3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체육회가 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며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유 전 회장은 “대한체육회는 ‘변할 것이냐, 변화될 것이냐’라는 두 가지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라며 “외부로부터의 강제적인 변화가 아닌 주도적인 변화를 이끌며 체육인의 독립성과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기흥 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와 맞서는 상황이 되며 체육계 내부에서 지지를 받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체육회와 문체부는 수평적 관계로 가야 한다고 본다. 체육인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리더가 꼭 싸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40대라는 젊은 나이가 선거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질문엔 “세상은 초 단위로 바뀌고, 그런 상황에서 저야말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었던 기백으로 대한체육회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끌겠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은 현역 시절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탁구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 금메달은 1988년 이후 한국 선수가 획득한 처음이자 마지막 금메달이기도 하다.
이후 유 전 회장은 2019년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로 공석이 된 대한탁구협회장 보궐 선거에 출마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2020년 12월 치러진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다시 당선된 유 전 회장은 대한체육회장 출마를 위해 9월 사임했다.
한편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이기흥 현 회장과 유승민 전 회장 외에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 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등이 출마 의지를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