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아파트 상속・증여세 '시가' 적용....국세청 "내년부터 감정평가"

입력 2024-12-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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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초고가 아파트·호화 단독주택도 감정평가 실시
중형 아파트보다 대형 초고가 아파트 증여세 낮아지는 역전 현상 사라져
신고가액이 추정 시가보다 5억 원 이상 낮거나 차액 비율이 10% 이상이면 감정평가
법인 보유 골프장·호텔·리조트 및 서화·골동품 등도 감정평가 강화

▲대치동 타워팰리스 및 은마아파트. (이투데이DB)

내년부터 70억 원 추정 시가의 타워팰리스 67평형 주거용 부동산을 37억 원의 기준시가로 증여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중형 아파트보다 대형 초고가 아파트의 증여세가 낮아지는 역전 현상도 사라진다.

국세청은 상속·증여하는 부동산을 시가에 맞게 평가해 과세하기 위해 부동산 감정평가 대상을 추가하고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 규정'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개정안은 20일 간의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최근 주거용 부동산의 거래 가격이 높아지면서 일부 초고가 아파트 및 호화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매매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간 주거용 부동산은 감정평가 사업에서 제외돼 시가보다 훨씬 낮은 공시가격으로 상속・증여가 가능하며, 심지어 중형 아파트보다 대형 초고가 아파트의 증여세가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초고가 아파트의 증여세가 적게 나오는 사례(예시) (자료제공=국세청)

예를 들어 타워팰리스(도곡) 67평형의 기준시가는 37억 원이지만 시가는 70억 원으로 주거용 부동산이면 증여세는 13억7000만 원이다. 반면, 트리마제(성수) 25평형의 기준시가는 25억 원이지만, 시가가 40억 원으로 시가 기준 15억2000만 원의 증여세가 발생한다. 래미안퍼스티지(반포) 역시 25평형 기준시가 25억 원이지만 시가가 43억 원으로 증여세가 16억7000만 원이다.

이에 국세청은 실제 가치에 맞게 상속・증여세를 부담하도록 내년부터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신고한 주거용 부동산 등을 감정평가 대상으로 추가한다.

지금은 신고가액이 국세청이 산정한 추정 시가보다 10억 원 이상 낮거나, 차액 비율이 10% 이상인 경우 감정평가 대상으로 선정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신고가액이 추정 시가보다 5억 원 이상 낮거나, 차액의 비율이 10% 이상이면 감정평가하도록 범위를 확대한다.

국세청은 이번 감정평가 범위 확대로 부동산 상속·증여 시 실제 가치에 따라 과세함으로써 공정하고 상식에 맞는 사회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세청은 2020년 시행한 '꼬마빌딩 감정평가 사업' 성과를 예로 들었다.

이 사업 시행 후 4년간 총 156억 원의 예산으로, 기준시가로 신고한 꼬마빌딩 727건을 감정평가해 신고가액 4조5000억 원보다 71% 높은 가격 7조7000억 원을 과세했다. 또한 꼬마빌딩을 상속・증여하면서 납세자가 스스로 감정평가해 신고하는 비율이 큰 폭으로 2020년 9.0%에서 올해 24.4%로 증가하는 등 꼬마빌딩에 대해서는 시가에 근접해 과세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의 상세 내용은 국세청 홈페이지(nts.go.kr)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으며, 내년 1월 1일 이후 상속·증여세 법정 결정기한이 도래하는 부동산부터 개정 규정이 적용된다.

▲국세청 (사진제공=국세청)

국세청은 상속・증여받은 부동산을 감정가액으로 평가하면 상속·증여세는 증가하나, 향후 해당 부동산을 양도할 때 양도소득세가 줄어드는 측면도 있고, 납세자 스스로 감정가액으로 신고하면 감정평가 수수료 비용이 최대 500만 원까지 공제되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부동산 평가 절차 없이 조기에 상속·증여세 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신고 안내 단계부터 감정평가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감정평가 대상으로 선정되면 감정평가 방법 및 절차를 담은 개별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라며 "감정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평가심의위원회에서 감정평가액을 한 번 더 검증하는 등 감정평가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예산 부족으로 다음 연도로 상당 부분 이월된 꼬마빌딩 감정평가를 확대하고,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골프장·호텔·리조트 및 서화·골동품에 대해서도 감정평가를 강화하는 등 상속·증여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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