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어디로 향하나…경착륙도 연착륙도 아닌 ‘무착륙’?

입력 2024-10-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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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웰스파고 CFO, 美소비 견고 ‘의견일치’
“카드사업 부진, 코로나19 여파 일시적 현상”
“대선 지난 뒤 경제 자신감 더 많이 회복할 것”

▲JP모건체이스 카드 서비스 부문 매출 증가율. 단위 %. ※전년 대비. 3분기 6.9%.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경제가 가라앉지 않는 이른바 ‘무착륙(No Landing·노랜딩)’을 향해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등 미국 주요 은행 경영진은 전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또는 급격하게 둔화하는 대신 현재처럼 완만하거나 더 빠른 속도로 계속 성장하는 무착륙으로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과 웰스파고는 최근 미국의 카드 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카드 결제 연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겉으로 언뜻 보기에는 경제활동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은행 경영진은 코로나19 대유행과 그 여파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복 소비가 끝나고 지출이 정상화하고 있는 수순일 뿐 소비자들이 경제 악화에 대비해 지출 성향을 바꾸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제러미 바넘 JP모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 여행과 오락 부문에 큰 지출이 있었지만, 이것이 정상화됐다”며 “전반적으로 소비지출 패턴은 견고하며 일종의 ‘무착륙’ 시나리오와 일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카드 지출 증가세 둔화에 대해 설명했다. 마이크 산토마시모 웰스파고 CFO도 “소비지출이 약간 감소했고 저소득층 고객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반적 상황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JP모건체이스 본사에 한 사람이 들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들은 일부 소비자가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코로나19라는 지난 몇 년 간의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이 문제에 노출된 대출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팬데믹 기간 정부의 경기부양책, 초저금리, 강제적 봉쇄 조치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비정상적으로 대출을 많이 받았다. 이 중 일부는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받을 수 없었던 신용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한 문제가 지금 표출됐지만, 큰 문제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인플레이션 둔화와 기준금리 인하도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던 일부 소비자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산타모시모 CFO는 “최근 기업들이 재고를 쌓거나 설비투자하는 것을 주저하고는 있지만, 이 또한 미국 경제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서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가 치러져 대선 국면에서 벗어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더 많은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무착륙은 인플레이션 재점화의 위험을 높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에 방해가 될 수 있어서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용어설명 무착륙(No Landing)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거나 침체해 충격을 주는 ‘경착륙’이나 물가를 제어하면서 천천히 하강하는 ‘연착륙’보다 더 경기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긴축적 통화정책에도 경제가 계속해서 성장세를 유지할 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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