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R 공포’에도 기업 꾸준히 자사주 매입하는 이 나라…“저점 기회”

입력 2024-09-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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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증권거래소 관계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도쿄(일본)/AP뉴시스

글로벌 증시가 'R(경기침체, Recession)의 공포'로 출렁이는 가운데 일본 주식시장이 이달부터 완만한 우상향 장세를 보인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닛케이225 주가지수의 고점이 기업 이익 정점(피크)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이 저점 매수를 나서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온다.

6일 NH투자증권은 "일본 주식시장이 다시 한번 저점을 찍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한다. 지난달 2일과 5일의 대규모 하락으로 단기 수급이 정리되고 있어 추가 매도세가 대두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일본 주식시장은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엔화 강세 영향으로 이달 15일 이후 3주 만에 3만7000엔을 밑돌고 있다. 지난 4일 닛케이225 지수는 하루에만 1638.70엔 하락해 지난달 5일(4451.28엔) 이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1000엔 넘는 하락 폭을 보였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낙폭 이후 한 달간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3일 고가 3만8967엔까지 약 7500엔 이상 반등해왔다. 어느 정도의 조정은 당연한 결과로 판단한다"라며 일본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는 근거로 3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신용융자잔고가 감소세다. 지난달 30일 기준 일본 주식시장 신용잔고는 3조9852억 엔으로, 급락 전 대비 1조 엔가량 줄었다. 또한, 차익거래 동향이 주가가 고공행진하던 7월 4만2436엔에는 7억 주 중반까지 쌓였지만, 급락 후 2억8200주까지 절반 넘게 감소했다. 최근 차익거래 주식은 4억 주 수준에 머물고 있어 선물시장에서 롱(매수) 포지션이 자리잡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 매출액 증가도 긍정적이다. 2일 발표된 일본 재무성의 2분기 법인기업 통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의 매출액은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경상이익이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이는 기업들의 재고 순환이 호전세를 나타내, 향후 매출액 증가가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일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는 점을 증시 반등에 결정적 요인이라고 봤다. 김 연구원은 "일본 주식이 반등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의 효과가 크다. 주식 시세를 반영하지 않는 매수세인 자사주 매입은 오히려 주가 하락 국면에서 강한 매수 포지션을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의 연간 자사주 매입액은(지난달 기준) 10조611억 엔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10조2000억 엔)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자사주 매입액이 경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일본기업 자사주 매입 결의액은 약 1조8813억 엔, 공표 기업은 176개사이다. 월별 기준으로 보면 모두 최고치다.

소프트뱅크 그룹의 자사주 매입액이 5000억 엔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소프트뱅크 그룹을 제외하더라도 자사주 매입 결의 금액은 약 1조3000억 엔 수준으로 1조 엔을 웃돈다. 김 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에는 크게 두 가지의 패턴이 확인된다. 거래량에 비례해 매입하는 구조와 주가 하락 시 매입하는 구조다. 주가 하락 시 매입하면 같은 금액이라도 주식 수를 많이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월 일본 주식시장은 △선물시장에서의 롱 포지션이 아직은 충분히 구축되지 못한 점 △주가지수의 하한가 부근에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유입되는 점 △일본 기업들의 실적 확대 등을 토대로 우상향 전망을 유지한다"라며 "닛케이225 지수의 고점은 기업 이익의 피크 타이밍에서 경신하는 점을 고려해 저점 매수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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