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이동 거리 3.3만 km’ 아태 순방 시작

입력 2024-09-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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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도착, 조코위 만날 예정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싱가포르 순방 예정
88세 앞둔 고령에도 취임 후 최장 거리 여행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수하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자카르타/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의 재위 중 가장 멀고 긴 순방길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교황은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아시아·태평양 순방길에 올랐다. 교황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나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여러 나라로의 순방을 시작한다”며 “이 여정이 결실을 볼 수 있게 기도해달라”고 전했다.

이동 거리만 약 3만3000km에 달하는 이번 순방길은 12월 88세가 되는 교황에게 쉽지 않은 도전으로 보인다. 교황 재위 기간 이렇게까지 이동 거리가 먼 일정은 이제껏 없었다. 애초 순방이 2020년 예정됐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4년이나 미뤄진 점도 주변의 우려 사항 중 하나였다.

게다가 교황은 젊은 시절 한쪽 폐 일부를 제거한 이력이 있고 최근 호흡기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엔 탈장 수술로 인해 매주 일요일 진행하던 행사를 중단해야 했고 폐 염증으로 인해 유엔 기후변화 총회 참석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해 이번 순방에는 의사 한 명과 간호사 두 명이 동행하기로 했다고 BBC는 전했다.

첫 일정으로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한 교황은 주요 모스크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고 약 7만 명의 신도를 대상으로 미사를 집전한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로, 이 전에도 두 명의 교황을 맞은 적 있다.

파푸아뉴기니에선 가난에 시달리는 도시 바니모로를 방문해 원주민 사회에 복음을 전하는 아르헨티나 출신 선교사들을 만난다.

이후 동티모르로 이동한다. 동티모르는 이번 순방 4개국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국민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일한 국가다. 교황은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서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딜리는 요한 바오로 2세가 1989년 인도네시아 점령으로 고통받는 가톨릭 신자를 위로하기 위해 연설했던 곳이다. 이후 동티모르는 2002년 독립했다.

마지막 순방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인구의 4분의 3이 중국계로, 만다린어가 4개 공식 언어 중 하나다. 이번 방문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바티칸과 중국 공산당은 중국 주교 임명권을 놓고 긴장 관계를 이어왔다. 2018년 양측은 이 문제에 대해 합의했고 바티칸이 임명에 대해 발언권을 갖게 됐지만, 아직 교황이 중국을 방문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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