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재명 협공?...말할수록 코너 몰리는 한동훈

입력 2024-08-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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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의대증원 유예’ 제안
대통령실 난색...해법 묘연
대표 회담 빈손 가능성
韓 “등판 빨랐다”는 지적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KRK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자본시장 관계자와의 현장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취임한 지 한 달이 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당 안팎 사정이 녹록지 않다. 한 대표는 의정 갈등을 풀 해법으로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은 난색을 표했다. 여야 대표 회담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지금은 등판할 때가 아니었다”라는 우려도 나왔다.

한 대표는 27일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관련해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경감시킬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앞서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자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대통령실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의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경감시킬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를 두고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라디오에 나와 “앞으로 한 대표가 ‘저는 국민을 위해 노력했는데, 대통령이 제 말을 안 듣는다’는 기사가 10번, 20번 더 나올 것”이라고 했다. 여당의 수장인 한 대표가 꼬인 정국의 매듭을 풀지 못하는 상황을 의식한다는 이유에서다.

여야 대표 회담도 빈손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퇴원하면서 회담은 9월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추진한 민생회복지원금을 ‘격차해소’ 차원에서 추석 전 취약계층에 지원금을 주는 방향으로 수용 가능성을 열어뒀었다. 다만 28일 본회의가 끝난 시점에 두 사람이 회동하는 상황에서 이는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앞서 당정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소상공인·중소기업 명절 자금으로 40조원 이상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남은 의제는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민주당이 요구하는 ‘채상병 특검법’인데, 이들 안건은 당장 성과를 내기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의 경우 민주당의 입장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채상병 특검법도 민주당은 연일 한 대표를 향해 “약속대로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촉구하는 반면, 한 대표는 “제 생각은 달라진 게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10명의 법안 동의를 받기 시작한다면 당내 반발이 극심할 것”이라며 “한 대표도 이를 알기에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라디오에서 “시간표가 다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추석 연휴부터 10월까지이고, 중기적으론 연말이나 연초, 장기적으로 대선 레이스다. 여기서 내가 상대방을 누르는 모습보다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두 대표가 당장 성과를 내기보다는 여야가 협상하는 상황을 보여주기 위한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한 대표의 “등판이 빨랐다”는 우려도 나왔다. 유인태 전 사무총장은 MBN 유튜브 방송에서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하고 총선에서 참패하고 책임지고 물러났었다”며 “팬덤이 있어 당이 어려워지면 언젠가 부르는데 잘못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앞으로 처신을 어떻게 하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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