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에 영광 느낄 것” 격한 환영
해리스와 초접전 속 단일화, 승패 결정타 가능
미국 대통령 선거 제3의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후보 사퇴를 고민하고 있어 대선판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측이 독자 노선을 포기하고 자신의 진영에 합류할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를 넌지시 비추자 격하게 환영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케네디 주니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니콜 섀너핸은 이날 공개된 팟캐스트 매체 ‘임팩트 시어리’와의 인터뷰에서 “2가지 옵션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하나는 선거운동을 계속하고, 새로운 제3당을 창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떻게든 트럼프의 표를 잠식하는 것이어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그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가 대선에 승리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옵션은 지금 당장 물러나 트럼프와 힘을 합치는 방안도 있다”면서 “대선 출마를 포기할 경우 지지자들에게 그에 대해 설명해야 하므로 결정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유세를 마친 뒤 CNN과의 인터뷰에서 “케네디 주니어를 좋아하고 존경한다”면서 “그의 지지에 영광을 느낄 것”이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또 ‘대선에 승리할 경우 케네디를 자신의 행정부에서 각료로 임명하는 것을 고려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해리스와 초접전을 펼쳐온 트럼프는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해리스에게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지율 3위인 케네디와의 단일화가 11월 5일 대선에서 승패를 가를지 이목이 쏠린다.
케네디 주니어는 1963년 총격 피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다. 원래 민주당원이었으나 이번 대선에 제3의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 정가는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율이 약 5%여서 여전히 ‘스포일러(spoiler·방해하는 입후보자)’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달 초에 실시한 워싱턴포스트(WP)·ABC 뉴스·입소스의 여론 조사에서 해리스는 47%, 트럼프는 44%, 케네디는 5%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