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 9월까지 광화문광장 상징공간 조성…"자유와 평화 구현"[종합]

입력 2024-08-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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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6·25전쟁 UN참전용사의 헌신을 기리고 대한민국 번영의 기틀이 된 희생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과 관련한 시민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9월 설계 공모를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12월에는 기본·실시설계에 착수하고 내년 5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9월에는 준공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6월 25일 광화문 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상징물을 세우는 내용의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국가주의를 떠올리게 한다거나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비판이 거세지자 서울시는 지난달 11일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한 시민 의견을 모으기 위해서다.

서울시가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시민 의견을 받은 결과 총 522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상징공간 찬성 비율은 59%(308건)이었고 반대는 40%(210건)를 차지했다.

적합한 상징물은 태극기란 의견이 215건(41%)으로 가장 많았다. 무궁화는 11건, 나라 문장 및 국새는 각 2건, 애국가는 1건이었다. 훈민정음, 소나무, 역사 정원, 6·25 참전 국기, 독도 등의 의견도 제시했다.

정부가 인정하는 5개 국가 상징물(국기·국가·국화·국장·국새)을 복합 조형물로 표출하거나 무궁화 조경·무궁화 문양 조각 등으로 상징공간을 제작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애국가 4절을 모티브로 한 영상·조형물을 만들자는 제안도 있었다.

상징물 디자인에 관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미디어아트 작품이나 빛 조형물 등을 활용해 광화문광장을 예술성을 겸비한 공간으로 만들거나 국기게양대 형태의 미디어폴을 비롯해 키네틱(움직이는) 아트 등 예술적 조형미를 살린 상징물을 만들자는 의견 등이다.

해시계, 훈민정음 등 역사성이 깃든 상징물을 통해 광화문 광장의 위상을 높이자는 제안,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국가 상징적 건축물·공원을 함께 조성하자는 의견도 접수됐다.

반대 의견을 낸 시민들은 '추가 상징물은 불필요하다', '세종대왕상 등으로 광장의 역사성은 충분하다', '정책·예산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과 관련해 서울시에 접수된 시민 제안 디자인.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는 자유와 평화를 테마로 △상징공간의 의미 △시민과의 소통 △디자인 다양성 및 최첨단 기술 접목 등 크게 3가지에 맞춰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6·25전쟁에 참여한 전 세계 참전 장병의 희생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전 세계 시민이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다. 상징물의 규모와 조성 위치, 디자인 등은 공모를 통해 결정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유민주주의란 무형의 가치를 어떻게 형상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태극기의 높은 위치로 상징해서 보여드리자고 한 것이었는데 반론이 많아 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며 "어떤 상징물을 사용할지나 높이, 기술 등에 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설계 공모 지침 마련은 물론이고 국가상징공간 조성이 완료될 때까지 시민, 전문가, 관련 기관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방침이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토교통부 등과도 협력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유창수 서울시 행장2부시장은 "다양한 시민 의견을 중심으로 광화문광장에 자유와 평화 등 인류 보편의 가치, 후손들에게 물려줄 희생과 헌신의 의미를 모두 담은 조형물을 설치해 광화문광장을 국민이 공감하고 세계인이 소통하며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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