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원에 스카우트된 새 CEO 니콜, 스타벅스 전성기 재현할까

입력 2024-08-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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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9일 취임 예정
“불가능한 과제에 직면”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신임 CEO. AP연합뉴스

내달 9일 취임하는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총체적 난관에 부딪힌 스타벅스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과거의 전성기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돌파해야할 난관이 만만치 않다.

텔레그래프의 메슈 린은 18일(현지시간) ‘1억 달러 몸값의 신임 사장도 밋밋한 스타벅스를 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니콜 CEO가 거의 불가능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평했다.

니콜이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에서 스타벅스 CEO로 이직할 때 제안받은 몸값은 기록적이다. 니콜은 내달 9일 스타벅스에 출근하면 현금 1000만 달러와 주식 보상 75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이를 포함해 일정 목표에 도달하면 취임 첫해 보상액이 총 1억1700만 달러(약 1560억 원)에 이른다. 스타벅스가 역대 미국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의 CEO 급여 패키지를 제시한 것은 그만큼 스타벅스에서 풀어야할 실타래가 적지 않다는 의미기도 하다.

커피점 경쟁 치열…극렬한 포화시장

우선 과거 스타벅스 전성기 때는 동네에 커피 체인점이 희귀했지만 지금은 선진국 대부분 골목마다 커피점이 들어서 있다. 또한 각국의 현지 커피 체인점 수준이 이제는 해외 진출까지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커피의 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매우 포화된 시장이라는 진단이다.

▲영국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 외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ㆍ표준화된 스벅맛 이제는 밋밋하게 여겨져

둘째로는 스타벅스가 추구했던 글로벌화되고 표준화된 커피맛이 이제는 더 이상 매력으로 소비자들에 여겨지지 못하고 있다. 독특한 커피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스타벅스는 더 이상 첫 번째 선택지가 아니게 됐다.

그간 의존해온 값싼 인건비의 이민 노동자들이 줄고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카페 자체가 노동 집약적인 특성이 있는데, 그간 스타벅스는 저렴한 이민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세계 곳곳의 시장에서 이민 노동자를 단속하면서 최저임금이 상승하고 있다. 더군다나 스타벅스는 2021년에 노조가 결성됐고, 작년에 파업까지 이뤄졌다.

값싼 이민노동자 감소ㆍ원두값 급증에 마진 압박

마진 압박은 전면적이다. 기후 변화 등으로 커피 원두 가격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동시에 프리미엄 이미지가 약해지고 브랜드 파워가 줄면서 가격 인상 여지는 더욱 줄고 있다.

린은 “지금은 스타벅스를 구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면서 “이를 되돌리려면 기적이 필요할 것인데 1억여 달러로도 그런 것을 살 수 없다”라고 말했다.

치폴레와는 차원이 다른 덩치

니콜은 요식업계의 성공 보증 수표 여겨질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치폴레를 포함해 그간 몸을 담은 기업들과 스타벅스는 덩치에서 차원이 다르다. 치폴레의 연매출은 스타벅스의 분기 매출 수준이다. 또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서 3만8000여개를 운영하지만 치폴레는 10분의 1도 안 되는 3500개 정도의 매장을 주로 미국에 국한해 운영하고 있다.

▲LA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 내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취임 첫 과제는 ‘긴 대기시간’ 줄이기

스타벅스는 모바일 주문으로 카우터가 자주 붐빈다. 모바일 주문은 스타벅스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이용자가 주문을 더 여유 있게 할 수 있어 우유 거품과 시럽 종류 등 세부 사항을 다양하게 추가하면서 주문 내용이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소비자 행동의 변화에 따른 적절한 운영 조정을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모바일 주문이 매장 주문보다 우선 시 되다 보니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은 긴 대기 시간으로 불편을 겪는다.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것을 우려해 매장에서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도 상당수다. 덩달아 모바일 주문은 바리스타에게도 업무 압박을 가중했고, 이로 인해 바리스타들의 번아웃은 촉발했다. 이는 결국 2021년에 노조 결성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니콜이 스타벅스의 운영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CNBC는 내다봤다. 투자자와 임원도 최근 분기에 체인점 매출이 부진한 한 가지 이유로 운영 문제를 지적했다. 스타벅스 경영에 여전히 관여하고 있는 하워드 슐츠 전 CEO도 6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모바일 앱 문제를 지적하면서 “스타벅스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CNBC는 “모바일 주문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은 니콜이 스타벅스에서의 혼잡을 줄일 수 있는 주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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