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한국 양궁 지원한 현대차그룹 기술 살펴보니…

입력 2024-08-0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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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금메달 위한 다양한 첨단 기술 도입
파리에서 '한국 양궁 퍼펙트 골드 신화' 뒷받침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2024년 파리대회에서 압도적 기량으로 전종목을 석권하고 금메달 5개를 포함해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휩쓸며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로운 신화를 썼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세계 양궁사에 써내려간 이 대기록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의 땀과 피나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선수들은 파리대회 포디움의 최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치열한 훈련 과정을 거쳤다.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진정성 있고 꾸준한 지원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룹의 연구개발(R&D) 역량을 활용해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과 실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새로운 장비들을 개발하고 첨단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 정밀 로봇 상대로 1:1 매치 진행하며 경기 감각 향상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1:1 경기에 대비한 훈련을 위해서는 상대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가대표 선수단이 진천선수촌에 입촌하고 나면 대표선수단(남 3명, 여 3명)을 상대할 훈련 파트너가 제한적이다. 국가대표 선수 간 반복적인 1:1 훈련은 실전과 같은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선수들이 상대 선수 없이도 언제든 실전을 상정한 훈련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을 신규 개발했다. 바람의 영향 외에 오차요소가 거의 없는 슈팅로봇과 1:1 대결 시 실전에 버금가는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다.

슈팅로봇은 실시간 제어 소프트웨어와 풍향 및 온∙습도 센서를 이용해 바람 등 외부 환경 변수를 측정한 후 조준점을 정밀하게 보정하며 명중률을 향상시킴. 이를 통해 평균 9.65점 이상의 명중률을 확보했다.

조준점 보정 과정에서 측정된 데이터는 선수들이 바람의 세기를 정량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참고 요소로 활용이 가능해, 외부 환경 변수로 인한 탄착군 변화량을 분석하는 데 도움을 제공한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세밀한 설계도 돋보인다. 15인치 터치 패널과 직관적인 UI(운영체제)를 탑재했다. 훈련 시 70m 밖 과녁의 탄착군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망원경 장비도 별도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슈팅로봇은 7월 초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국가대표 2차 스페셜 매치에 투입돼 선수들과 대결을 진행하는 등 파리 대회 직전 선수단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 슈팅 자세를 정밀 분석하는 다각도 카메라 장비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는 머리 위와 정면의 두 개 각도에서 선수를 촬영한 피드백 영상을 모니터에 분할 출력해, 선수가 자신의 슈팅 자세를 다각도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다. 탑 뷰 카메라의 경우, 장비를 사용하는 선수의 신장에 따라 최소 190cm부터 최대 290cm까지 카메라 높이를 조절해 맞춤형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실제 선수의 동작과 피드백 영상 간 시간차를 0초부터 9초 전까지 설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딜레이 시간을 5초 전으로 설정해 슈팅 훈련을 한다고 가정하면, 선수가 화살을 발사한 후 화면을 통해 5초 전 시점부터 화살을 발사한 후까지 자신의 자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4단계 천천히 보기(0.125배속, 0.25배속, 0.5배속, 1배속) 기능을 지원하는 슬로우 모드도 있어, 슈팅 자세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휴대용 활 검증 장비 – 언제 어디서든 활 성능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

▲휴대용 활 검증 장비

활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장력(줄을 당길 때 생기는 복원력) 측정이다. 활은 현을 당기는 거리에 비례해 화살을 발사하는 힘이 증가하는 도구다. 따라서 활을 특정 거리만큼 당겼을 때, 동일한 크기의 장력이 측정되는지 반복 확인하며 활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장력 측정기는 크기와 무게가 휴대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소형 간이 장력 측정기도 대중적으로 이용되나 국제대회 등 프로 레벨에서 사용되기에는 정밀성이 떨어진다.

이에 접이식으로 부피를 줄이고(접었을 시 가로 65cm X 세로 16cm), 3D 프린터로 주요 부품을 제작해 기존 장력 측정기 대비 무게가 가벼워진(약 8.7kg) 휴대용 활 검증 장비를 개발했다. 훈련장이나 경기장 등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간편히 접어 휴대할 수 있어, 언제든 활을 정밀 점검하며 경기력 이외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복사냉각 모자 – 냉각 소재를 이용해 폭염과 직사광선 아래 선수 컨디션 유지

▲복사냉각 모자

현대차그룹은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복사냉각 기술을 적용한 원단을 개발했다. 이후 스포츠 의류 제작 전문 업체와 협업해, 복사냉각 원단을 적용한 냉각 효과 강화 경기용 모자를 제작했다.

동일 조건에서 적외선 표면 온도 측정 시, 복사냉각 모자 표면 온도가 일반 모자 및 주변 환경 대비 최대 약 5℃ 낮았다.

추후 현대차그룹 양산 차량의 썬루프 롤 블라인드(Roll Blind)에도 복사냉각 원단 적용을 검토 중임. 시동을 끈 상태에서도 무전원으로 차량 온도를 주변 환경 대비 낮게 유지하며 에너지 절약을 돕고 차량 실내 거주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선수 맞춤형 그립 - 선수의 손에 최적화된 형태의 그립을 3D 스캔해 제작

▲선수 맞춤형 그립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는 3D 스캐너 및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선수의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그립을 제작해 선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선수들이 이미 손에 맞도록 손질한 그립을 미세한 흠집까지 3D 스캐너로 본떠 3D 프린터로 재현하는 방식이다.

이번 파리 대회를 대비해 선수들에게 제공한 맞춤형 그립 제작에는 강성 및 내마모성이 우수한 알루마이드(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의 혼합 재료) 소재를 활용했다. 알루마이드 소재로 제작된 그립은 가볍고 미끄러짐이 적다는 장점이 있어 선수들 사이에 선호도가 높다.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 –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

심박수는 선수의 호흡이나 근력 집중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지표다. 현대차그룹은 보다 정교한 심박수 측정을 위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선수 얼굴 영역을 판별하고 주변 노이즈를 걸러내는 별도의 안면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했다. 훈련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송용 원거리 고배율 카메라도 적용했다.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국가대표 2차 스페셜 매치에서도 경기 중 선수들의 심박수를 대형 전광판에 표시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높이고 집중력을 시험하는 장치로 활용했다.

고정밀 슈팅머신 –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장비

▲고정밀 슈팅머신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이 파리로 출국하기 전, 현대차그룹이 제작한 고정밀 슈팅머신을 이용해 선수들이 파리 대회에서 실전용으로 사용할 최상 품질의 화살들이 선별됐다.

슈팅머신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를 위해 현대차그룹이 처음 제작했다.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운용 중인 고정밀 슈팅머신은 현대차그룹이 지난 도쿄 대회를 대비해 정밀도와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버전이다.

고정밀 슈팅머신은 30m 거리에서 화살을 쏘아 신규 화살 중 불량 화살을 솎아내고, 선수들이 균일한 품질의 최상급 화살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선별하는 작업을 자동화한 장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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