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에 절차 지연 가능성
카뱅 오너리스크에 케뱅도 ‘불똥’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이 암초를 만났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주들과 갈등으로 상장 지연 가능성이 거론되는가 하면 케이뱅크도 비교그룹의 리스크로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大漁)’로 꼽히던 기업들에 악재가 닥치면서 시장 한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더본코리아 상장 예비 심사과정에서 가맹점주들과의 갈등 내용도 살펴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앞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연동볼카츠 일부가맹점주가 더본코리아가 가맹점 상담 과정에서 수익을 부풀려 광고했다고 신고한 데 따른 조치다.
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에서 질적 심사요건을 평가하는 만큼 소송과 분쟁 내용의 진위 여부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기업경영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경영 안정성, 투자자 보호 등을 질적 요건으로 평가한다.
상장 절차가 일정 부분 지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정위의 판단이 나오지 않은 만큼, 이를 기다린 뒤 심사 승인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백종원 대표의 유명세와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업체의 파급력, 여론 등을 고려해 거래소도 공정위 조사결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인 케이뱅크도 가치 평가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했다. 유일한 비교그룹인 카카오뱅크에 오너리스크가 닥치면서 주가가 요동치고 있어서다.
최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변화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만1400원으로 최고점(9만4400원) 대비 4분의 1토막 났다.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비교그룹의 주가가 핵심 기준이 되는 만큼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덩달아 저평가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가상자상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케이뱅크가 가장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지불하는 비용이 늘어난 만큼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카카오의 오너리스크 이슈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별개인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게 케이뱅크 측의 시각이다. 카카오뱅크와 지배구조가 다른 만큼 밸류 판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가상자산거래소 예치금도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늘어난 비용 자체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기대주로 꼽혔던 기업들의 상장 절차에 걸림돌이 생기면서 한파가 불고 있는 IPO 시장의 불씨가 사그라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공모주 시장에서는 상장 이후 공모가를 하회하거나 주가가 반토막되는 사례가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달 초 상장한 첫날 공모가보다 20.4% 하락해 마감했다. 15일 상장한 엑셀세라퓨틱스 역시 첫날 16% 급락했다. 유가증권 시장 기대를 모았던 시프트업도 가까스로 공모가(6만 원) 수준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