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괜찮은데…깊고 어두컴컴한 바다 두려운 ‘심해 공포증’ [e건강~쏙]

입력 2024-06-29 06: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평소 물놀이를 즐기는 대학생 K씨(22)는 깊거나 밑이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바다에 심한 공포를 느낀다. 물 밑에서 누가 다리를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고, 괴생명체가 나올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직접 겪지 않아도 단순히 깊은 바다에 대한 영상이나 사진을 봐도 같은 공포 느낀다. 심해 공포증(Thalassophobia)의 증상이다.

심해 공포증은 바다, 수영장, 호수 같은 깊은 수심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감을 말한다. 보이지 않고 어두운 심해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물 자체를 무서워하는 물 공포증과는 다르다. 물 공포증은 단순히 물에 대해 공포를 느끼지만, 심해 공포증은 물이 아닌 물속에 보이지 않는 것이나 어두컴컴한 환경에서 두려움을 느낀다.

심해 공포증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인간의 본능, 대중문화의 영향, 트라우마, 유전적 요인 등이 꼽힌다. 해외 학계에서는 깊고 어두운 심해에 대해 인간이 무의식적인 두려움을 갖고 원초적인 두려움을 자극해 느껴진다고 말한다. 심해의 미지에 대해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공포증의 심리적 특성상 과거 부정적 경험이나 트라우마도 두려움과 공포를 유발한다. TV나 영화에서 묘사하는 심해, 어둡고 몽환적인 깊은 바다에 관한 이야기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것들이 자연스레 무의식중에 심해에 대한 공포를 심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영장에서도 심해 공포증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가족 중에 불안장애가 있다면 공포증을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

심해 공포증의 증상으로는 공황 및 불안 발작, 호흡곤란, 식은땀, 두려움, 과호흡, 현기증 등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공포증과 증상이 비슷하다. 심해 공포증을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심리 치료, 약물치료 등이 있다.

심리 치료는 부정적 사고 패턴을 인식해 불안을 완화하는 인지 행동 치료와 환자가 불안해하는 자극에 노출되고 동시에 이완 기술을 가르쳐 둔감하게 만드는 노출 요법이 있다. 두려움에 노출해 안전하다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만든다. 이런 행동 치료를 반복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김율리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직업에 따라 자주 노출될 때도 있고, 직업 활동을 하다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심해 공포증은 특정 사건을 계기로 후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라며 “바다라는 공포 상황에 노출될 기회가 흔치 않다면 살아가는데 큰 지장이 없지만, 스쿠버 다이빙이나 해양 관련 직업 등 심해를 겪어야 하는 사람이 심해 공포증이 있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심리적 원인을 찾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