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여년 전 정조의 화성 행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고?

입력 2024-05-2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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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 기록화 '화성원행도'에 가상융합기술 접목
정조의 애민정신ㆍ효심 알 수 있는 체험형 전시

▲21일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실감 화성,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 전시관에 설치된 '화성원행도' (송석주 기자 ssp@)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1일부터 내달 16일까지 230여 년 전 정조의 화성 행차를 디지털로 구현한 체험 전시를 개최한다.

21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국가유산청 출범을 기념해 박물관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가 함께 개최하는 전시다. 전시명은 '실감 화성(實感 華城),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다.

이번 전시의 바탕이 된 유산은 바로 '화성원행도'다. 1795년 2월 9일부터 16일까지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수원 화성행궁에 행차한 것에 대해 그린 기록화다.

▲21일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실감 화성,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 전시에서 관계자가 야간 군사 훈련 과정 가상현실 콘텐츠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언론공개회에 참석한 백은경 연구사는 "화성원행도는 대성전 참배, 특별 과거시험 합격자 축하잔치, 어머니 혜경궁의 환갑잔치, 야간 군사 훈련을 비롯해 배로 다리를 놓아 한강을 건너는 행렬의 모습 등 여러 행사 장면이 묘사된 중요한 궁중 기록화"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평면으로만 감상했던 궁중 기록화 '화성원행도'에 가상융합기술을 접목한 게 이번 전시의 포인트다. 백 연구사는 "230여 년 전, 정조대왕의 화성 행차를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혜경궁의 환갑잔치와 정조가 지휘하는 서장대 야간 군사훈련은 증강현실(AR)로 구현한 콘텐츠다. 관람객은 태블릿 컴퓨터를 활용해 전시된 모형이나 그림 위에서 궁중 공연과 훈련과정을 3차원 만화(3D 애니메이션)로 체험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신하들과의 활쏘기 행사와 백성들과 함께한 야간 불꽃놀이는 가상현실(VR)로, 배로 다리를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행렬의 모습은 확장현실(XR)로 구현된 콘텐츠다. 각각 전용 기기 등을 활용해 감상할 수 있다.

▲21일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실감 화성,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 전시에서 관계자가 배다리를 건너는 정조의 행차를 가상현실로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밖에도 한강을 건너기 전 수원 화성행궁에서 출발하는 환궁 행렬의 모습을 담은 미디어 영상과 정조의 복식을 고해상도의 3차원 콘텐츠로 재현한 콘텐츠가 전시돼 있다.

전시 제작에 참여한 유정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디지털헤리티지학과 교수는 "'화성원행도'가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중첩돼 그려져 있거나 중요 내용이 생략돼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는데,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해서 명확하게 전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유 교수는 "시공간 초월한 과거로의 여행과 관람객의 능동적 체험과 학습이 가능하도록 전시를 기획했다"며 "관람객들이 가상 공간으로 이뤄진 공간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공간을 둘러보거나 정약용 등 역사적 인물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정조의 애민정신과 효심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21일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실감 화성, 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 전시에서 참석자들이 영상화 한 왕의 행렬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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