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픽업트럭 한 라인서 생산”…KG모빌리티 평택공장 가보니 [르포]

입력 2024-04-2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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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 원 들여 2라인과 3라인 통합 공사 마무리
통합 라인에서 모노코크와 프레임 車 동시 생산
혼류 생산 통해 수요 대응 가능한 생산 유연성 확보
“공장 운영 효율 극대화해 성장세 이어갈 방침”

▲KGM 평택공장 조립 3라인에서 차체와 섀시 모듈을 결합하는 바디마운팅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KGM)

23일 오후 찾은 경기 평택시의 KG모빌리티(KGM) 평택공장. 조립 3라인에서는 조립을 기다리는 차체가 행거에 걸려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차체에는 차종을 구분하기 위한 분홍색, 보라색 등 서로 다른 색상의 커버가 부착돼 있었다. 분홍색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EVX, 보라색은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인 식이다.

차체와 섀시 모듈을 결합하는 바디마운팅 공정에 렉스턴 스포츠의 차체가 도착하자 엔진과 차축, 변속기 등이 조립된 섀시를 결합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뒤이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토레스 EVX의 차체가 도착하자 작업자들은 이번엔 엔진이 없는 전기차용 섀시 모듈을 결합했다. 모노코크 기반의 전기차와 프레임 기반의 픽업트럭을 한 라인에서 생산하는 ‘혼류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KGM은 이날 조립 라인 통합 공사를 마친 평택공장의 생산 현장을 공개했다. KGM은 500억 원을 들여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모노코크 차종을 생산하던 조립 2라인과 프레임 차종을 생산하던 조립 3라인의 통합 공사를 진행했다. 과거 체어맨과 투리스모를 생산하던 조립 2라인은 통합 공사 전까지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통합 공사를 마친 조립 3라인에서는 모노코크 차종과 프레임 차종의 혼류 생산이 가능해졌다. 기존 조립 3라인에서 생산하던 프레임 기반의 렉스턴 및 렉스턴 스포츠&칸뿐만 아니라 모노코크 기반 SUV인 토레스와 토레스 EVX도 동시에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평택공장은 연간 25만 대의 생산능력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박장호 KG모빌리티 생산본부장. (사진제공=KGM)

박장호 KGM 생산본부장은 “국내에서 모노코크 기반의 전기차와 프레임 차종을 혼류 생산할 수 있는 곳은 평택공장이 유일하다”며 “혼류 라인 운영을 통해 생산의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혼류 생산 라인을 구축하게 되면서 차종별 판매량에 따라 유연한 생산 대응이 가능해졌다. 이날 찾은 조립 3라인에서도 기존 생산하던 렉스턴 및 렉스턴 스포츠&칸과 함께 토레스 EVX가 동시에 생산되고 있었다. 토레스 EVX는 모노코크 차종을 생산하는 조립 1라인에서 생산해왔는데, 판매량이 늘자 조립 3라인에서도 생산을 시작한 것이다.

통합 공사를 통해 새로운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면서 생산성도 늘어났다. 픽업트럭의 차체와 데크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과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하는 자동화 설비 등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시간당 22대였던 공장 생산능력도 시간당 30대로 늘었다.

혼류 생산 방식을 도입하면서 작업자의 작업 효율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작업자는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도착하는 차종에 따라 각기 다른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정해진 조립3팀 책임매니저는 “설비도 혼류지만 작업도 혼류”라며 “차종에 따라서 작업의 강도가 다른데 작업자 입장에서는 비교적 힘든 차도 했다가 쉬운 차도 할 수 있으므로 편성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KGM 평택공장 조립 3라인에서 차체에 차문을 결합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KGM)

KGM은 내년 출시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과 코란도 후속 모델 KR10(프로젝트명) 등도 조립 3라인에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향후 출시하게 될 하이브리드차도 조립 3라인에서 생산할 계회기다. 아직 하이브리드차가 없는 KGM은 내년 하이브리드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현재 라인에서도 큰 보완없이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며 “내년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나오는 차종은 모두 하이브리드 라인을 고려해서 신제품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KGM 측은 이번 투자가 평택공장 이전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KGM은 평택공장 노후화로 인해 평택 내 다른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이번 통합 공사가 공장을 이전하지 않는다는 시그널은 아니다. 공장 이전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루 빨리라도 이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그렇다고 그것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공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KGM은 공장 운영 효율을 극대화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KGM은 “새로운 생산 방식을 통한 효율 증대를 꾀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에 맞춰 1라인과 3라인을 균형 있게 운영하며 공장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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