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고치 감성 ‘방치형 게임’에 지갑 여는 게이머들…“묘한 성취감 재밌네”

입력 2024-03-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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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방치형RPG 매출 전년비 82.5%↑
MMORPGㆍ서브컬처 매출은 하락세
“간편 조작으로 게임하는 재미에 인기”

▲모바일 게임 장르별 매출 추이. (사진제공=아이지에이웍스)

최근 국내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인기에 매출 또한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내 앱 마켓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 iOS·안드로이드 앱 마켓에서 방치형 RPG 장르의 총 매출은 6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5% 늘어났다. 방치형 RPG 게임이란 특별한 조작 없이도 레벨 업이 진행되거나 재화가 증가하는 게임을 한다.

여기에는 버섯커 키우기, 소울 스트라이크, 현타삼국, 라그나로크 비긴즈, 유령기사 키우기, 캐슬케이퍼, 다크 슬레이어, 블러드 나이트 키우기, 다크 클랜, 타이니퀘스트 등 가장 최근 출시된 방치형RPG 게임 10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게임의 평균 일 매출은 구글 플레이에서 18일 기준 약 1억4000만 원으로 동종 장르의 기존 게임 평균 매출 654만 원 대비 22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한때 국내 앱 마켓 매출 1위를 차지했던 중국 게임 버섯커 키우기의 매출이 상당했다. 이 게임의 매출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출시 1주 차 약 23억 원에서 8주 차 약 104억 원으로 크게 뛰었다.

한때 국내 게임시장에서 주류로 여겨졌던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등의 매출 추이와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1월 기준 매출 상위 3개 장르인 PVPㆍ경쟁형RPG, 전략ㆍ턴제RPG, 서브컬처의 매출은 1년 새 일제히 하락했다. 각각 PVPㆍ경쟁형RPG는 6.3%, 전략ㆍ턴제RPG는 30.7%, 서브컬처는 41.6% 줄어들었다.

경쟁해야 하고, 시간과 비용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MMORPG 장르와 달리 가벼운 조작으로 캐릭터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바쁜 현대인들이 방치형 RPG에 크게 호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게이머 김 모씨는 “방치형 RPG가 처음엔 어떤 재미일까 했으나, 직접 해보니 과거 ‘다마고치’를 떠올리게 한다”며 “게임을 돌려놓고 할 일 하고 있으면 캐릭터가 성장해 있는 모습을 보면서 묘한 성취감과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기에 최근 넷마블과 같은 중견 이상의 게임사들도 방치형 게임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기존 방치형 게임은 국내 시장에서 비주류로 통했기 때문에 인디 개발사나 작은 중소 개발사에서 주로 개발해 왔다. 게임사 입장에서 방치형 RPG는 기존 모바일 MMORPG 대비 개발 비용은 훨씬 적게 들면서 매출은 꾸준히 낼 수 있어 효자로 통하는 모양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방치형RPG가 MMORPG에 비해 게임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즐겨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면 요새는 큰 무리 없이 최소한의 조작으로 게임을 이어갈 수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방치형 게임 인기 증가에 따라 더 많은 신작들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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