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어닝 쇼크’ 성적표 줄줄…주가 충격 가시화

입력 2024-01-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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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주가 흐름. (출처=코스콤 체크.)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의 실적이 전망치를 밑돌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둔화하는 반면, 배터리 공급은 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격이 큰 폭 떨어진 영향이다. 시장 회복은 지연되는 가운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인 포스코퓨처엠의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게 되면서 이차전지 주주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전날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를 냈다. 이 공시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매출액 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이상 변동했음을 알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4% 하락했고, 당기순이익은 44억 원으로 96.4% 하락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44.2% 증가한 4조7895억 원을 기록했지만, 외형성장과 비교하면 내실은 비었다는 의미다.

포스포퓨처엠 주가는 이달 들어 단 3거래일(5·11·23일)을 제외하고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해 이 기간 18% 넘게 내렸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시가총액은 4조 원 넘게 사라진 것이다. 이차전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의 하락 폭은 더 깊다. 에코프로 주가는 이달 12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한 주당 120만 원 돌파라는 기염을 토하며 황제주 자리에 등극했지만, 급속도로 꺼지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에는 장중 40만 원대를 터치하면서 작년 7월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에코프로 주가가 40만 원대를 찍은 건 작년 4월 3일(49만1000원)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반도체에 이어 국내 산업을 이끌 차기 업황으로 주목받던 이차전지의 성장성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우려다. 증권가에선 에코프로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5% 감소한 61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에코프로의 2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출 가능성도 내놓고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퇴출까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지수 퇴출은 시가총액은 2조 원을 기준으로 하는 데 에코프로의 현 시총은 13조 원으로 지수 편출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그럼에도 주가가 상당히 많이 빠진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고점 당시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약 34조 원이었다.

MSCI 지수를 유지하더라도 우려되는 부분은 추가적인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에코프로에 이어 MSCI 지수 편입을 기대하고 있는 에코프로머티에 있어서도 악재다. 에코프로머티는 현재 MSCI 지수 편입 후보군인 한진칼, 두산로보틱스, 알테오젠과 비교해 가장 높은 시가총액(14조 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낮은 유동성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2월 편입 실패를 높게 점치고 있다.

편입 불발이 현실화할 경우 추가 주가 하락을 배제할 수 없다. 에코프로머티 최근 주가 상승분의 상당 부분은 MSCI 지수 편입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어서다. 다음 정기 지수 편입 시기까지 에코프로머티의 시가총액이 쪼그라들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이미 에코프로머티 주가는 지난 22일과 23일 이틀간 22% 넘게 하락하면서 시가총액도 연초 13조 원에서 이날 11조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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