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에 끝없는 추락…카카오, SM 지분 내놓을까

입력 2023-10-30 06:00수정 2023-10-3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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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주가 신저가 또 경신…올해 고점 대비 ‘반토막’
SM 지분 매각 강제 법적 근거 없어…자체 판단에 매각할수도
한투증권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여부도 카카오 판단에 달려
“구속사건 속도 빨라…대법원 판결까지 이르면 내년 완료될 수 있어”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카카오 주가가 ‘SM 시세조종 의혹’이란 사법 리스크 악재에 짓눌리며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들어 ‘반토막’ 난 상태다. 증권가는 일제히 목표가를 낮춰 잡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카카오가 확보한 SM엔터 지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분 매각을 강제할 근거는 없으나, 경영 판단에 따라 스스로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법적 처벌 여하에 따라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매각할 시 한국투자증권이 최대주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결국 지분을 어떻게 내놓을지에 대한 카카오의 판단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올해 최고점 대비 ‘반토막’…증권가 일제히 목표가 낮춰

▲그래픽 = 손미경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27% 오른 3만7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3만73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경신 한 후 소폭 오른 것이다.

카카오 주가는 최근 2년여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2월 최고점 7만1300원 대비 해서는 47.05% 떨어져 주가가 반토막났다. 2021년 6월 고점과 비교하면 약 78% 급락한 상태다.

증권가는 일제히 카카오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매각해야 할 가능성 등 ‘사법리스크’가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어서다. 이달 들어 리포트를 낸 증권사 총 14곳 중 12곳이 목표가를 낮췄다.

키움증권은 기존 6만7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낮춰잡았고, 신한투자증권(5만6000원→4만5000원), SK증권(7만8000원→6만5000원), 다올투자증권(7만1000원→6만6000원), 대신증권(6만7000원→6만4000원), 삼성증권(6만2000원→5만4000원), 유진투자증권(7만4000원→6만5000원), 현대차증권(8만 원→7만2000원), NH투자증권(7만2000원→6만 원), 교보증권(7만4000원→7만 원), KB증권(7만5000원→6만5000원), 한국투자증권(7만 원→6만2000원)도 내렸다.

“카카오, SM 매각 강제 근거 없어…경영위축이 영향 미칠 것“

법조계에선 카카오가 앞서 확보했던 SM엔터 지분을 매각하게 강제할 법적 근거는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감독원과 검찰의 칼 끝이 카카오 수뇌부를 향한 만큼 경영 위축 등 판단에 따라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올 4월 SM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부터 장철혁 현 SM대표이사와 이성수 CAO(최고A&R책임자), 탁영준 COO(최고운영책임자), 장재호 CSO(최고전략책임자) 등 4인의 전현직 경영진을 피의자로 수사 중이다.

금감원은 SM 인수과정에서 카카오 임직원들이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 원을 투입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주당 12만 원) 보다 SM 주가를 높이기 위해 고가매수주문, 종가관여주문 등 시세조종 수법을 통해 사모펀드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했다는 혐의다.

한투 카뱅 최대주주 여부, 카카오 달려…“이르면 내년 대법 판결”

시세조종건에 대한 법적 판단에 따라 카카오와 1주 차이로 현재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인 한투증권이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 경우 한투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가 비은행금융지주사에서 은행지주회사로 변경되면서 자본적정성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달갑지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또 카카오가 법적 판단에 따라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분을 매각해야할 상황에 처해도 결국 1대 주주를 누구로 만들지는 카카오의 경영판단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투증권이 규제를 감수하고 최대주주가 되든, 가치가 높지 않다고 판단해 최대주주가 되지 않으려 하든 지분을 파는 카카오에 달린 일”이라고 전했다.

한투증권은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신중한 입장이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이제 막 수사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단을 하기에는 너무 이른 상황”이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법적 결과가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나올 가능성도 있는 만큼 카카오나 한투증권이 예상보다 입장 정리를 서둘러야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종심 이후 처분명령에 따른 행정소송이 길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상고심인 대법원 판결은 이르면 내년에 종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통상 구속 사건의 경우 빠르게 진행돼 내년이면 (판결이) 다 나올 수도 있다. (피의자에 대한) 구속 기간이 한계가 있어 그 안에 재판을 마쳐야 하고 아니면 석방해줘야 하는 점이 있다”며 “내년 여름으로 예상되는 1심에서 무죄가 나오지 않는 한 2심, 3심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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