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종 마약 유아인 소환한 檢…‘투약 시점’ 특정할 수 있을까

입력 2023-09-1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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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12일 비공개 소환조사…케타민 등 투약 혐의
‘3대 마약’ 코카인은 혐의 부인…대마초 흡연만 인정
“모발 검출만으로는 처벌 어려워…투약 시점 특정해야”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7종 이상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검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향후 법원에서 받을 형량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유 씨가 일부 마약류 투약에 대해선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검찰이 ‘투약 시점’을 특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유 씨를 불러 조사했다. 유 씨는 대마,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프로포폴, 미다졸람, 알프라졸람 등 최소 7종 이상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유 씨의 소변에서 대마 양성 반응, 모발에서 프로포폴과 코카인, 케타민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통보했다. 이후 경찰이 병원, 의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의료용 마약류인 졸피뎀을 상습 투약한 정황과 미다졸람, 알프라졸람 등을 투약한 사실도 확인됐다.

유 씨는 대마 흡연 혐의는 인정하고 있다. 다만 프로포폴과 케타민, 졸피뎀 등은 치료 목적으로 투약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모발 검사에서 코카인이 검출됐지만, 투약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코카인은 필로폰, 헤로인과 함께 강력한 환각과 중독을 일으키는 3대 마약으로 꼽힌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5월 22일 유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민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기본적 사실관계 자체를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며 “코카인 흡입 의혹은 다툼의 여지를 배제할 수 없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5월 16일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코카인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모습이지만, 형량이 가장 높은 코카인 투약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DB)

투약 여부는 모발 검사로 확인되지만, 투약 시기를 특정하는 건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검찰이 공소제기를 할 때 시기와 장소 등이 특정되지 않는 만큼 유죄로 볼 수 없다는 게 유 씨 측 변호인단의 입장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2017년 3월 모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필로폰 투약으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모발 감정 결과만을 토대로 마약류 투약기간을 추정하고 유죄로 판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국제마약 분야에서 2급 공인전문검사 ‘블루벨트’ 인증을 받은 예상균 변호사는 “모발에서 검출됐다는 자체만으로는 처벌하기 어렵고, 넓은 기간 중에 투약한 시기를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한다”며 “본인의 자백이 아닌 이상 정황뿐이라면 통상적으로 기소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의료용 마약류는 다툼의 여지가 있고, 코카인의 경우 주변인 진술이나 공범 등 명확한 장소와 시점이 파악돼야 한다”며 “이런 사실이 모두 인정되면 모르겠지만, 단순 투약에 초범인 점 등을 감안하면 실형이 나오진 않을 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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