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거래일째 ‘3.97%’ 머무는 CP금리…단기 자금 시장 살얼음판 지속

입력 2023-06-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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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금리, 3월 29일~6월 26일까지 연 3.97% 유지
2021년 91거래일간 0.97% 이어진 후 최장기간
고금리 수준에서 유지 후 상승 전환 사례 많아
CP 발행액, 지난달 -3조7876억 원 순상환 전환
등급 강등 우려…롯데캐피탈·롯데렌탈 A1→A2+

▲CP(기업어음) 금리가 지난 3월 이후 3달 가까이 유지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 안정에도 단기 자금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CP금리의 상승세는 멈췄지만, 지난 3월 말부터 약 3개월째 같은 금리 수준을 유지 중인 것이다. CP금리 상승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지금과 같은 시장 불안 상황에서는 상승 압력을 버티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크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P(기업어음) 금리 최종호가수익률은 지난 3월 29일부터 이날까지 60거래일째 연 3.97%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21년 91거래일간 연 0.97% 수준 금리를 유지한 이후 최장기간 유지세다.

본지가 2013년 이후 최근 10년간 CP금리를 살펴본 결과 이 기간 금리 레벨이 50거래일 넘게 지속된 경우는 단 6차례 있었다. 기간별로 보면 △2017년 10월(71거래일) △2018년 3월(70거래일) △2018년 8월(92거래일) △2019년 3월(66거래일) △2021년 8월(92거래일) 순이다.

문제는 과거에도 이처럼 장기간 유지세를 보인 뒤에는, 금리가 상승 전환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이다. 역대 사례를 보면 과거 6차례 중 단 한 차례(2018년 8월 연 1.81%→연 1.80%)를 제외하고 CP금리는 모두 상승 전환했다. 고금리 수준에서 금리가 유지되는 모습이 추후 상승 압력을 버티고 있는 모양새다.

CP금리는 2021년 4월부터 8월까지 90거래일간 연 0.97%를 유지하다 연 1.12%로 단번에 올라섰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연 5.54%로 역대 최고 정점을 기록하기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다. 2017년에도 연 1.58%를 유지해오다 연 1.60%로 올라섰고,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연 1.79%와 연 1.96%를 이어온 뒤 1.80%와 1.97%로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채권시장 경색을 겪으며 연 5.7%대까지 올라섰던 회사채AA-(무보증 선순위)는 4% 초반으로 내려선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기업들의 중장기 자금조달창구는 강세로 전환했지만, 단기자금 시장은 오히려 약세에 가깝게 위태로운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CP 순발행액은 마이너스(-) 3조7876억 원으로 3달 만에 순상환으로 전환됐다. 이는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 금융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9월(-2조1747억 원), 10월(-9346억 원), 12월(-7921억 원), 지난 2월(2조5667억 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CP유통시장에서는 평가금리보다 높게 거래되는 단기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SK(A1) 91일 물은 연 4.03% 금리에 500억 원이 거래됐다. 3개월물 A1 등급인 하이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각각 4.25%, 4.08%에 유통됐다.

이 가운데 기업들의 단기 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6일 태영건설의 CP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20일에는 롯데캐피탈과 롯데렌탈의 CP 등급이 ‘A1’에서 ‘A2+’로 하향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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