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장르가 되다…‘MCU’의 무한확장 어디까지 [이슈크래커]

입력 2023-05-30 16:14수정 2023-05-3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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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3’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마동석 매직’이 이번에도 통했습니다. 영화 ‘범죄도시3’이야기 인데요. 벌써 세 번째 나온 시리즈인 탓에 일각에서는 “새로움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서울광역수사대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 빌런의 숫자도 2명으로 늘렸지만, 참신한 서사나 빌런들의 뚜렷한 매력보다는 마동석의 액션만을 조명한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지적까지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범죄도시3’는 석가탄신일 연휴 동안 흥행 수익(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3’는 29일 16만5120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는데요.

31일 공식 개봉하는 '범죄도시3'는 27일부터 전국 유료 시사회(프리미어)를 통해 관객과 만났습니다. 연휴 기간 ‘범죄도시3’의 상영 횟수는 2713회로, ‘분노의 질주 : 라이드 오어 다이’(1만3955회) 5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죠.

‘범죄도시3’가 일찍이 예고한 흥행 조짐에 극장가에서는 벌써 기대가 큽니다. 특히 국내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의 관객 수가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석 달 연속 100만 명대에 머무는 등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 ‘범죄도시3’의 어깨는 더욱 무거운데요. 시리즈 흥행의 주역, 마동석표 액션과 그가 구축한 장르까지 살펴봤습니다.

▲영화 ‘범죄도시’, ‘범죄도시2’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주)키위미디어그룹,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마동석 힘’ 통했다…이미지 소모 우려 지우고 오락영화 매력 부각

‘범죄도시3’는 대체 불가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한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악당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립니다. 시즌1의 장첸(윤계상 분), 시즌2의 강해상(손석구 분)에 이어 두 명의 악당이 등장하며, 어느새 일상까지 파고든 마약 범죄를 소재로 삼았죠.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에도 68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친구’, ‘내부자들’에 이어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에서 역대 흥행 3위를 기록하며 시리즈 흥행에 청신호를 켰죠. 지난해 5월 개봉한 ‘범죄도시2’는 1269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유일한 한국 ‘천만 영화’로 기록됐습니다.

‘범죄도시3’는 석가탄신일 연휴 전국 극장에서 대규모 프리미어 명목으로 상영하면서 일찍부터 흥행 예열에 들어갔는데요. 일각에서는 연휴 기간 ‘대목’을 잡으려는 ‘변칙 개봉’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연휴에 몰릴 관객을 염두에 두고 개봉일을 앞당겼다는 겁니다. 상영 횟수에 제한을 두긴 하지만, 기존 개봉작들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범죄도시3’는 ‘분노의 질주’ 약 5분의 1 수준의 상영 횟수로 극장가를 강타하며 흥행 열풍을 예고한 상황인데요. 이 추세라면 공식 개봉 후에는 2위인 ‘분노의 질주’와도 격차를 벌려 1위를 굳힐 게 확실시됩니다. 이 같은 시리즈 성공의 중심에는 마동석이 있습니다.

마석도는 눈을 마주치기조차 어려운 험악한 인상과 압도적인 힘,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는 인물입니다. 이는 배우 마동석의 대표 캐릭터로도 거듭났죠. 실제로 마동석은 아트박스 사장으로 등장한 ‘베테랑’(2015)부터 ‘부산행’(2016), ‘챔피언’(2018) 등 숱한 영화에서 강한 인상과 힘을 자랑하는 캐릭터로 등장해왔습니다.

이에 ‘이미지 소모’에 대한 우려도 컸으나, 마동석표 액션과 유머는 여전히 통하고 있습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담처럼 영화계에서는 ‘1편만 한 속편 없다’는 속설이 공식처럼 여겨졌는데요. ‘범죄도시2’는 마동석의 ‘핵주먹’으로 그 공식을 깨버렸죠. ‘진실의 방’에선 순한 양이 되는 범죄자들, “맞다가 죽을 것 같으면 벨 눌러” 등의 명대사들도 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관객들은 마석도의 주먹이 어김없이 통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안심하고 작품 곳곳에 배치된 유머를 즐깁니다.

이처럼 ‘범죄도시’ 시리즈 팬들이 호평을 내놓은 지점은 신선함이 아니라 믿고 보는 묵직한 액션,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유머 코드, 의심할 여지 없는 권선징악 결말입니다. “나쁜 놈들은 다 잡아야 한다”는 간단명료한 신념은 마석도와 시리즈를 관통하는 힘이 되고, 더 나아가 배우 마동석의 매력으로까지 거듭났습니다.

▲영화 ‘범죄도시2’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MCU’ 밈까지 등장…마동석, 하나의 장르 구축했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이와 관련한 밈(meme)까지 생겼습니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슈퍼히어로 영화가 공통으로 공유하는 세계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패러디해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부르는 식인데요.

마동석표 MCU라는 하나의 장르를 구축한 ‘범죄도시’ 시리즈는 당초 8편을 만드는 것으로 기획됐습니다. 이 중 4편은 3편과 동시 촬영돼 이미 마무리했고, 내년 개봉 예정이죠. 마동석은 관객들이 원할 때까지 시리즈를 이어 나가고 싶다는 열의를 드러내면서 팬들의 환호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인기는 극의 주역 마동석이 단순히 배우로서 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기획·제작·각색에까지 참여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범죄도시3’의 시나리오는 작가와 이상용 감독, 마동석이 함께 수정하면서 더욱 밀도 있는 웃음과 타격감 넘치는 액션이 완성됐습니다. 마동석은 최근 ‘범죄도시3’ 개봉 기념 인터뷰에서 “작가, 감독과 회의하면서 시나리오를 80여 차례 수정하고 하루 12시간씩 회의했다. 그런 과정에서 당연히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더라”고 털어놓기도 했죠.

작품을 연출한 이상용 감독도 마동석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는데요. 그는 “워낙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고, 자기 연기보다는 상대 배우를 더 배려한다”며 “‘범죄도시2’ 때는 8개월간 각본을 각색하면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는데, 같이 밤을 많이 새면서 느낀 점은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하고 제작에 진심이라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화려한 액션이 오가는 영화인 만큼 촬영 현장에는 배우들 건강을 관리하는 ‘헬스 케어’ 팀이 따로 있다고 하는데요. 이 팀 역시 마동석이 꾸렸다는 후문입니다. 그야말로 액션 영화에 ‘진심’이라는 거죠.

MCU는 영화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올해 3월 알리익스프레스는 마동석을 전속 모델로 발탁, ‘직구, 형이 싹 바꿔줄게’라는 문구를 내걸고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는데요. 이에 앞서 국내에서는 배송이 늦어지거나 소통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알리익스프레스의 프로필 사진을 마동석으로 변경하면 더 수월하게 민원을 해결할 수 있다는 팁이 확산한 바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도 이 같은 이야기를 활용해 아예 모델을 마동석으로 기용한 겁니다. 마동석이 등장한 광고는 유튜브 조회 수 58만 회를 기록했고, 알리익스프레스는 2021년 1월(127만 명)과 비교해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올해 4월(290만 명) 128%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도 마동석을 광고모델로 기용, 유튜브에 MCU를 풀어내면서 거래 시스템을 소개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신세계’, ‘올드보이’, ‘해바라기’, ‘아저씨’ 등 한국 대표 영화에 마동석이 등장하면서 달라진 흐름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천연덕스러운 연기에 누리꾼들은 “마동석은 배우를 넘어 하나의 장르”, “마동석이 출연하면 영화가 전부 달라진다”, “무슨 영화든 마동석이 들어가면 간단하고 재밌어진다” 등 호평을 내놨습니다.

▲영화 ‘범죄도시3’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김치찌개 맛집이네”…‘범죄도시3’, 한국 영화 구원 투수 될까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곧잘 발견되는 평이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에게 “참신함이 없다”, “매일 비슷한 캐릭터만 소화한다”는 식의 혹평이 나오면, “김치찌개 맛집에서 김치찌개를 끓였을 뿐”이라는 반박이 따라 나오는 건데요. ‘잘하는 걸 잘했을 뿐인데 뭐가 문제냐’는 취지의 의견입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압도적인 인상과 힘을 자랑하면서도 웃음을 선사하는 마동석에 대해 “김치찌개 맛집”이라는 호평이 나오고 있죠. 특히 누적 19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시리즈의 세 번째 신작이라는 점,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대다수가 손익분기점 발끝에도 못 미쳤다는 사실은 ‘범죄도시3’가 한국 영화 부진을 끊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까지 자아내고 있습니다.

실로 지난해 11월 개봉한 ‘올빼미’ 이후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흥행작은 전무합니다. 손익분기점은커녕 100만 관객조차 넘기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였죠. 마동석도 ‘범죄도시3’의 예상 스코어에 대해 “감사하게도 수출 등이 돼 부담을 덜었다”며 “요즘 한국 영화가 100만 명을 넘기도 어려워서, 이 수치만 넘겼으면 좋겠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범죄도시3’가 한국 영화계에 구원 투수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범죄도시3’의 흥행이 한국 영화계 전반의 부흥을 가져올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각종 텐트폴 영화(텐트 지지대처럼 제작사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상업 영화)들이 개봉하는 여름의 시발점으로 작용할 것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죠. 류승완 감독과 김혜수 주연의 ‘밀수’, 김용화 감독의 SF영화 ‘더 문’, 엄태화 감독과 이병헌 주연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범죄도시3’로 극장가에 돌 활기가 예고된 상황. ‘마블리’를 전면에 내세운 이 영화가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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