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피해 유족 10명, 배상금 받기로…"정부 해법 수용"

입력 2023-04-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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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왼쪽)과 심규선 일제 강제 동원피해자재단 이사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강제 동원 피해자 15명 중 10명이 배상금 수령을 결정한 것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를 확정한 강제징용 피해자 15명 가운데 10명의 유가족이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을 수용하고 배상금을 받기로 했다.

13일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은 14일 기준으로 정부 해법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힌 대법원 확정판결 피해자 10분의 유가족들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 국장은 "(이들은)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정부 해법에 따른 판결금 지급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재단이 민간의 자발적 기여로 재원을 조성하고, 확정판결 피해자 15명(원고 기준 14명)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일본 피고 기업 대신 지급한다는 해법(제3자 변제)을 지난달 6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정부와 재단은 피해자 및 유족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해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진행해 왔다.

배상 확정판결이 내려진 사건은 3건, 해당 피해자는 15명이다. 이중 일본제철 피해자 4명 중 3명, 히로시마 미쓰비시 중공업 피해자 5명 중 4명, 나고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6명 중 3명의 유가족이 배상금 수령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피해자 2명의 유가족에게 수령 신청서를 받고 7일 처음으로 배상금을 지급했다. 이어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나머지 8명에 대한 지급을 승인받았다. 지급 절차는 14일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외교부와 재단 측은 배상금 지급 절차가 피해자들의 채권을 소멸시키는 차원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재단 관계자는 "이 프로세스는 (피해자들의) 채권을 실현하고 만족시키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며 "검토 결과 제3자 변제를 할 경우 영수증 또는 변제수령증명서만 있으면 채권 소멸 각서가 필요 없다는 해석을 받았다. (채권소멸 각서는)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지난한 수십 년의 소송 기간을 거쳐서 이제 마무리되었는데 (해법을) 수용하신 유가족분들이 다시 소송을 제기할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해법을 수용한 유가족들은 "피고 기업 배상도 좋지만, 청구권 협정 자금으로 경제 개발을 이루어낸 우리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한다", "판결금을 받고 강제징용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유가족들이 있다는 점도 알려주기를 바란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들이 애초 승소로 얻어낸 배상금은 8000만~1억 원 정도다. 다만 여기에 지연이자가 붙어 받아야 할 금액은 2억 원∼2억9000만 원가량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배상금은 피해자 한 명당 여러 명의 유족에게 나뉘어 돌아갈 수밖에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런 상황을 거론하며 "유가족은 당사자가 아니니 (배상금 수령이) 돈을 받기 위해서라는 식으로 공격을 당해 굉장히 마음이 상하시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수령 의사를 표명하신 유가족 중 어떤 분들은 일본서 소송이 진행될 때 부모님을 일본까지 가서 소송을 수행하고 뒷바라지해왔다"며 "유가족이라고 해서 어떤 입장이 다르다거나 폄하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 해법을 수용하지 않은 나머지 피해자 5명은 재단에 내용증명을 보내 정부 해법을 거부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여기에는 일본제철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 등 생존 피해자 3명 전원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해법 발표 후 생존 피해자 3명과는 직접 면담하지 못했고, 해법을 거부한 유가족 2명 가운데선 1명과 만남을 가졌다. 소송대리인과 지원단체들은 정부 해법을 거부하는 피해자들과는 강제집행을 위한 법적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재단 측은 이들이 끝까지 배상금 수령을 거부할 경우 공탁 등을 시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가정적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로서는 진정성 있게 만남을 요청드리고 설명드리는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도 있다"며 "정부 해법이 피해자·유가족분들이나 우리 국민의 눈높이에 완벽하다 할 수는 없지만 여러 현실적 제약을 고려해 남은 피해자·유가족분께도 최소한 정부와 면담에 응해주시고 저희 설명을 들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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