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리퍼블리카 연고점 대비 29% 하락…상장 철회 오아시스 주가 반토막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초 장외 주식시장에서 비바리퍼블리카 주식에 2500만 원가량 투자했다. 회사 동료의 권유로 주당 10만 원 대에 200주 넘게 샀다. A씨는 “뜨는 기업인 데다 언젠가는 (증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에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주식시장의 약세 속 선학개미(잠재력이 있는 비상장 주식을 빠르게 매수하는 투자자)들의 비명도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에 아직 이름을 올리지 않은 기업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주목해 ‘먼저’ 투자했다가 예상치 못한 금융시장 불안에 원금도 건지지 못하는 수준이 된 것이다.
2일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과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주가는 3만6700원으로, 올해 연고점(2월 2일·5만2000원) 대비 29.42% 하락했다.
토스뱅크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가능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졌던 지난달 27일 하루 동안에만 주가가 8.64% 급락했다. 앞서 토스뱅크가 출시한 선이자 예금상품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유동성 우려나 뱅크런에 대한 근거가 없다”며 “일종의 해프닝 같다”고 일축했다. 토스뱅크도 보도자료를 통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시중은행보다 8배 이상 높은 833.5%이며, 14조5000억 원의 고유동성자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2월 13일 코스닥 상장을 철회한 오아시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장을 앞둔 2월 6일에는 최고가인 3만400원까지 올랐지만, 철회를 결정한 이후 하락을 거듭한 주가는 고점(3만400원) 대비 ‘반 토막’ 난 1만4300원까지 주저앉았다.
올해 초 코스피 상장을 포기한 컬리도 발표 이후 하루 동안에만 주가가 23.58% 폭락했다. 4조 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지난해 초만 해도 주가는 11만 원대였는데, 지금은 2만 원 선을 겨우 넘은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유니콘’ 기업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강도 긴축이 발목을 잡았다.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에 개별 악재까지 겹치며 투심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비상장 투자 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금리 상승 등 대내외 변수가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2021~2022년 상반기 대비 신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 않은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