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코스피 박스권 속…상승에 배팅한 개인, 하락에 배팅한 기관

입력 2023-03-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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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3월 코스피 지수가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과 기관의 향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순매수 중인 반면, 기관은 인버스 ETF를 순매수 중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24일까지 개인은 ‘KODEX 레버리지 ETF’를 1270억 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1148억 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KODEX 인버스 ETF’를 591억 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58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ETF 중 가장 많은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기록 중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개인이 6513억 원을 팔아치웠고, 기관이 6256억 원어치 사들였다.

3월 초부터 24일까지 코스피지수는 0.9% 소폭 상승하는 등 보합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 동안 개인은 향후 국내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레버리지 ETF를 매수하고, 인버스 ETF를 매도 중이다. 반면에 기관은 국내 증시 하락을 예상해 인버스 ETF를 매수, 레버리지 ETF를 매도하고 있다.

향후 증시 흐름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증시는 연초 상승 랠리를 이어가며 시장 전망과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상저하고’로 상반기 바닥을 다질 것이라고 예상됐던 코스피는 연초 이후 7.98% 올랐다. 금리 인하와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과 국내 증시가 바닥에 있다는 인식 등 다양한 요인이 투자 심리를 개선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3월 들어서는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이 옅어지고,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수혜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 또한, 실리콘밸리은행(SVB), SC사태 등 돌발적인 리스크에 등락을 반복해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는 민감도가 높은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당분간 매크로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미국·유럽 은행주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높은 변동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현기 흥국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된다는 점과 은행권 불안이 금융여건 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융권 불안사태에 따른 경제활동 및 고용,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력 정도가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밝힌데다가,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상존해 경제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VB로 촉발된 미국발 불확실성은 더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미국 경기와 물가는 하락해 약달러 기조가 예상된다”며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중국 경기가 확장되는 구간은 국내 주식시장에 최적의 조합이다. 3월 코스피가 부진한 이유는 1~2월의 상승 속도가 너무 빨리올라서이며, 3월 조정은 4월 상승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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