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통령실ㆍ군 모두 문책인사는 신중
국방장관 "문책 관련 보고는 받았지만 신중히 판단"
北 추가도발 우려 있고 무인기 맞대응 했기 때문인 듯
하지만 유엔사 "남북 무인기 모두 정전협정 위반"
북한 무인기 침범 사태로 군에 문책성 인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지만 군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실책에 쉽게 인사로 대응치 않는 윤석열 대통령 기조에 따른 것이다.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북한 무인기 대응 관련 현안보고에서 검열 결과에 따른 책임자 처벌을 할지 묻는 질의에 “검열 결과에 따라 신중히 검토해 필요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합참이 전비태세 검열 결과와 함께 국방부에 (문책 관련) 보고를 했다”며 “좀 더 신중히 판단해 결론을 내리려 한다”고 부연했다.
합참의 국회 보고에는 군 대응 문제점은 짚으면서도 징계와 문책에 관한 내용은 뺐다. 책임을 묻는 건 신중하겠다는 입장인데,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상황에 아무런 책임을 안 지고 있다. 이 정부 특징이 무슨 일이든 나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달 27일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앞서 이 장관에게서 북한 무인기 대응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격한 어조로 “어떻게 북한 무인기 공격에 대비하는 데가 없을 수 있느냐. 과거에 이미 비슷한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 지금까지 뭘 한 거냐”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에 "윤 대통령이 취임 이래 가장 격앙됐던 때가 북한 무인기 문제로 이 장관에 질책하셨을 때"라고 말했다.
다만 용산 대통령실은 이에 따른 군 문책인사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는 “준비태세 검열 최종 결과가 나오면 여러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보고 윤 대통령이 군 인사와 관련해 판단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무인기 침범으로 곧바로 군 문책인사가 이어지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일으킬 여지가 있고,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 맞대응을 한 만큼 문책인사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엔군사령부는 북한 무인기 침범과 우리 군도 무인기를 보내 맞불을 놓은 것 모두 한국전쟁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는 이날 “유엔사 특별조사반은 다수의 북한군 무인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행위가 정전협정 위반임을 확인했다. (또) 북 무인기에 대한 한국군의 무력화 시도는 정전교전규칙에 따른 것이며 정전협정과도 부합함을 확인했다”면서도 “한국군 무인기가 비무장지대를 통과하여 북측 영공에 진입한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는 무인기 맞대응은 자위권 차원 상응조처로 유엔 헌장에서 보장하는 합법적 권리라는 국방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