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외국인? 18거래일 5조 순매수…‘바이 반도체’

입력 2023-01-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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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수 행진, 기존 악재 해소‧中 리오프닝 영향
외국인 순매수 1‧2위는…삼전‧SK하이닉스
반도체株 반등은 ‘시기상조’…“업황 바닥 찍어야”

▲16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3.77포인트(0.58%) 오른 2399.86을 가리키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순매수 행진에 나서고 있다. 급등한 금리, 끝을 모르는 전쟁, 불안이 가중되는 글로벌 경제 등 국내외 각종 악재 속에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지만, 나홀로 ‘사자’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만 5조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4조 원과 5000억 원 매도 우위였던 것과 대조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행진의 가장 큰 원인은 기존 악재의 해소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유럽 리스크, 중국 경기 둔화 등이 1월 들어 예상보다 빠르게 사라져서다.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정상화 기대감이 중화권 증시 랠리로 이어지면서 중화권 증시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아시아 증시 매수가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과 같이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받는 대만 증시도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 중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대만 증시는 지난해 11월 3일 외국인 자금이 저점을 찍은 후 현재까지 약 90억 달러(약 11조853억 원)가 유입됐다.

외국인, 삼전·하이닉스 왜 사나

▲지난해 1월 16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국내 증시에서 눈에 띄는 종목은 대표 반도체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들어 2조 원 가까이 사들여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SK하이닉스도 6000억 원 가까이 매수해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이 같은 매수세에 대해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에 반도체와 2차전지 대형주 강세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며 “설 연휴 기간 미국 증시 상승과 더불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테슬라 강세가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남대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10월을 저점으로 글로벌 주요국들이 유동성 공급 중”이라며 “이런 영향으로 외국인 투자자 다수가 국내 증시에 유입되다 보니 이들이 시가총액 규모가 큰 대형주,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세적 매수세 논하긴 일러…“반도체 업황 바닥 찍어야”

(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만으로 반도체주의 반등을 논하긴 섣부르다고 지적한다. 일단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3년 2분기부터 감산 효과 가시화가 전망되고, 고객사의 반도체 재고도 정상수준 근접이 기대되며, D램과 낸드 가격하락 둔화가 예상된다”며 “따라서 반도체 주가의 경우 업황을 6개월 이상 선반영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도 업황 최악 시기인 1분기에 바닥을 형성할 전망”이라고 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주가 반등의 키워드는 공급이 아닌 수요”라며 “금리 인상 속도는 조절되겠지만 절대 금리 수준이 높게 유지되면서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IT 하드웨어 지출이 늘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바닥론’이 나오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는 올해 반도체 업황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며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인 AMD와 퀄컴, 시게이트테크놀로지 등에 대한 투자의견을 ‘동일 비중(equal weight)’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로 상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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