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세계경제 엎친데(3대 특징) 덮친격(3대 리스크)일수도

입력 2022-12-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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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회복세 둔화·신흥국 경기 둔화·세계교역 둔화에
분절화·중국경제 회복 지연·신흥국 경기 위험 증가 리스크까지
내년 국내외 경제성장률 전망 및 전제치 1.7%·2.2% 위협

▲7월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회의하고 있다. 발리/AP뉴시스

내년 세계경제가 3대 특징으로 엎친데 이어 3대 리스크로 덮친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경우 한국은행이 11월 수정경제전망 당시 전제한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제치 2.2%는 물론,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 1.7% 달성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4일 한은이 내놓은 ‘내년도 세계경제의 특징 및 리스크 요인’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세계경제 흐름의 주요 특징으로 △주요국 경기 동반 위축에 따른 회복세 둔화 △신흥국 경기 둔화 우려 △세계교역의 둔화를 꼽은데 이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분절화(Fragmentation) 대두 △중국경제 성장 모멘텀 회복 지연 가능성 △경상수지 적자 신흥국 취약성을 꼽았다.

그렇잖아도 세계경제는 금년초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증대된 가운데,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통화긴축 강화와 유럽 에너지 위기 심화, 중국경제 부진 등으로 하반기 들어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중이다.

우선, 미중 무역갈등에서 촉발된 분절화 움직임이 자국우선주의 및 첨단산업에서의 배타적 경쟁 심화 등으로 발전하면서 글로벌밸류체인(GVC) 약화 및 무역장벽 증가로 성장과 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시뮬레이션 분석결과 세계경제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분절화 될 경우 세계 실질소득이 최대 5% 내외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미국 및 중국 모두와 교역이 활발한 국가들일수록 손실이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중국경제도 제로코비드 정책으로 인한 봉쇄정책 지속,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 질적 성장 기조 강화 및 정책여력 약화 등을 감안하면 성장 모멘텀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봤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현 수준의 제로코비드 정책이 1년간 지속될 경우 중국 성장률은 4~5%포인트 추가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또, 한은도 중국 부동산 부문이 10% 위축될 경우 전·후방산업 생산 감소 등으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2.5~2.9%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적자국 등 일부 취약 신흥국의 경우 금융위기 위험이 잠재돼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인상과 빠른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위험 확대와 글로벌 유동성 축소는 신흥국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1995년부터 2001년까지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금리인상 및 달러화 강세기를 보면 모두 경상수지 적자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한 바 있다. 최근 실증분석 결과에서도 미 달러유동성 증가율이 1%포인트 감소할 경우 신흥국 성장률은 연간 0.18%포인트 하락했으며, 그 충격은 아세안5개국과 인도(0.10%p)보다 자원수출국(0.23%p)에서 더 크게 나타난 바 있다.

김형석 한은 국제종합팀장은 “3대 리스크요인들이 현실화할 경우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한은의 전제치가 됐던 2.2%보다 더 내려갈 수 있겠다”면서도 “상하방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나, 하방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는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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