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 경유 화물운송 루트, 아시아-유럽 새 연결 통로로 주목

입력 2022-11-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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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등 ‘중앙회랑’ 물동량 30% 늘어
‘일대일로’ 일부이기도…시진핑 주석도 중시
시베리아 철도 경유 화물량은 감소세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카스피해를 경유하는 화물 운송 루트가 아시아와 유럽, 중동을 연결하는 새로운 루트로 주목받고 있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카스피해를 거치는 화물 루트인 ‘중앙회랑’ 물동량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앙회랑은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등 3개국을 거쳐 터키와 연결돼 유럽에 이르는 루트다. 카자흐스탄에서 화물선을 통해 카스피해를 지나 아제르바이잔에서 물건을 받으면 이를 다시 육로를 통해 조지아와 터키를 거쳐 유럽에 수송하는 방식이다.

카자흐스탄 국영철도 KTZ익스프레스의 카이랏 타바로프 부사장은 닛케이에 “지정학적 영향으로 중앙회랑 전체의 올해 1~8월 화물 물동량이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약 2만 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시아를 우회하기 위한 수요가 중앙회랑으로 몰린 영향이다.

중앙회랑을 통해 유럽에 공급되는 품목도 다양하다. 중국에서는 기계설비와 식품의 수송이 늘어나고 있고, 카자흐스탄에서는 러시아산을 대체하는 철이나 곡물 등이 유럽으로 수송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중앙회랑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광역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의 일부이기도 하다. 중국은 그간 카자흐스탄 국경에 자유무역 특구를 설치하거나 터키 이스탄불 항만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를 추진해왔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9월 시진핑 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카자흐스탄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간 중국과 유럽 간 화물 수송은 비용 측면에서 경제적인 해운이 90%를 차지해왔는데, 육상운송의 경우 러시아 극동을 경유하거나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하는 ‘북회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럽연합(EU)이 제재를 가하면서 중앙회랑이 육상운송의 새로운 통로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중국과 유럽 간의 철도 수송량을 나타내는 유라시아철도연맹지수(ERAI)에 따르면 올해 1~6월 시베리아 철도를 경유하는 수송량은 TEU 기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중앙회랑 수요가 확대되면서 이를 기회로 삼기 위한 관련국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아제르바이잔은 무역항 확충과 함께 올해 말까지 대규모 경제특구 신설 등으로 취급량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카스피해의 악타우항 등에서 컨테이너 수송 거점을 정비해 2025년까지 취급량을 종전의 2.5배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과제는 산적해 있다. 중앙회랑을 이용하는 물류업체들은 안정성 문제를 꼽는다. 인프라 정비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운송 지연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닛케이는 통관 절차의 전자화나 간소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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