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만은 않은 지재권 무역수지 흑자 역대최대, 반도체·스마트폰 부진 탓

입력 2022-09-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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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사랑의불시착 등 K콘텐츠 기반 한류 수출은 호조 지속

(어도비 스톡)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 및 스마트폰 불황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여 반갑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나마 방탄소년단(BTS)과 사랑의 불시착 등 음악과 영상이 일본 등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류 수출은 호조를 이어갔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는 3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상반기 이래 세 번째 흑자이며, 흑자규모로는 역대 최대폭이다. 직전 흑자는 2019년 하반기(3억5000만달러)와 2021년 상반기(4000만달러)에 있었다.

다만, 수출은 93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1억3000만달러 줄었다. 수입도 90억1000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대비 15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무역수지 흑자폭이 커진 셈이다.

(한국은행)
문제는 연구개발(R&D) 및 소프트웨어(SW) 저작권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입이 모두 부진하면서 관련 수지 적자폭이 가장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지적자폭은 작년 동기 5억8000만달러에서 1억1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이같은 적자폭 역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이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및 스마트폰 수요부진과 맞물린다.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대기업 퀄컴에 특허 등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퀠컴이 속해 있는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폭도 5억6000만달러어 그치며 역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왼쪽부터 '오징어 게임', '응답하라 1988', '스카이 캐슬', '킹덤', '슬기로운 의사생활', '사랑의 불시착' 포스터 (넷플릭스, tvN, JTBC)
반면, 문화예술 저작권수지는 3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중 음악·영상 저작권에선 4억달러 흑자를 보였다. 각각 직전최대치였던 전기(각각 4억2000만달러, 4억5000만달러)보단 줄었지만, 전년동기(각각 3억3000만달럴, 3억4000만달러)와 견줘서는 흑자폭이 늘었다.

최근 일본에서 한류열풍이 다시 불면서 BTS와 사랑의불시착 등이 인기를 끈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본에 대한 수지는 2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년동기(3억1000만달러 적자)대비 적자폭이 줄었다.

임인혁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특허 및 실용신안,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이 감소했다. 반도체 스마트폰이 특허 및 실용신안권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수요부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콘텐츠로 불리는 음악과 영상을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 등으로 문화예술저작권이 견실한 흑자흐름을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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