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중국’, 제로 코로나·부동산시장 침체에 사상 최악 실적 부진

입력 2022-09-0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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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자상거래 ‘양대 산맥’ 알리바바·JD닷컴, 2분기 매출 역대 최악
상장사 4800여 곳 53%, 전년 대비 순익 감소
적자 기업 900개사 육박…사상 최악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달 31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 뒤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얼굴이 보인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기업들이 당국의 완고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시장 침체에 사상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들은 계속되는 경기둔화와 그에 따른 소비지출 악화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양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와 JD닷컴은 올해 2분기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알리바바는 사상 첫 매출 감소를, JD닷컴은 2014년 상장 이래 가장 느린 성장세를 기록했다. 알리바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고 JD닷컴 매출 증가율은 5.4%에 그쳤다.

대니얼 장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당시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4월과 5월 공급망 대부분을 중단한 봉쇄가 있었다”며 당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부진 이유로 들었다.

미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윈드앤드초이스는 상하이와 선전, 베이징에 상장된 4800여 개 기업 중 53%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초기인 2020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2년 전에는 상장사 54%의 상반기 순익이 감소했다.

하지만 적자 기업 숫자로 보면 올해 상반기가 더 나쁘다고 볼 수 있다. 순손실을 기록한 기업 수가 2020년엔 약 780곳이었지만, 올해는 900곳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침체와 코로나19 악화, 글로벌 경제 부진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고 이것이 실적 부진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부진이 글로벌 경기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최근 중국 남부에선 기록적인 폭염에 전력 공급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린 이미 중국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며 “석유와 기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반도체 공장 주문이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내년 3월부터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한다고 결정하더라도 사람들은 실질적인 개방이 아니라는 것에 실망하거나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산에 압도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국 경제와 시장은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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