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플랫폼의 오프라인 침공이 시작됐다. 온라인 시장에서의 성공을 오프라인으로 이어가고, 쇼룸으로서의 역할도 기대해 온·오프 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이다. 최근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오프라인 패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도 반영됐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프라인 의류 판매가 급등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한자릿수를 기록했던 백화점 여성정장의 매출 증가율은 올 들어 두 자릿수로 치솟았다. 작년 6월 4.1%에 불과했던 신장률은 올해 1월 23.7%로 뛰더니, 5월에도 22.7%로 올랐다. 여성 캐주얼 매출 신장률은 1월 35.5%로 집계됐고, 4월과 5월에는 각각 22.2%, 25.3%를 보였다. 남성 의류 역시 5월과 6월 매출은 24.5%, 18.7% 올랐다.
리오프닝에 따라 외출이 늘며 온라인 의류 판매도 늘었지만, 오프라인 성장세는 이를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의복 거래액은 8조737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조6766억 원)에 비해 14% 늘어난 가운데 6월 온라인 의류 거래액은 1조510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올랐지만, 전월 대비로는 -6.9%로 미끄러졌다. 패션업계에서는 거리두기 해제에 외출이 늘면서 의류 소비가 늘어난 가운데 그동안 주춤했던 오프라인 성장세가 온라인을 추월했다고 해석한다.
엔데믹에 오프라인 패션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자, 온라인에서 자리를 굳힌 패션플랫폼들이 오프라인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3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첫 오프라인 점포를 연 W컨셉은 지난달 신세계 대구점에 이어 서울 한복판으로 진출을 선언했다. 26일 신세계 강남점에 서울 첫 매장을 오픈한다. 여기에서는 단독 브랜드와 상품인 ‘W 익스클루시브(W Exclusive)’를 오프라인 처음으로 선보이고 22FW(가을·겨울) 신상품을 온라인보다 먼저 판매하기로 했다.
W컨셉의 오프라인 매장 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3월 오픈한 경기점은 한 달 만에 매출 3위권에 올랐고, 대구점은 오픈 후 3일 만에 영캐주얼 패션 매출 1위를 달성, 목표 대비 150% 이상의 매출 성과를 기록했다. 개점 후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신규 회원수가 30% 증가하면서 온·오프라인 연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강남점에 매장을 열게 되면 입점 디자이너 브랜드의 오프라인 판로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작년말 홍대에 첫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를 열더니 지난달 서울 강남역 인근에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이외에도 무신사는 쇼케이스와 팝업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무신사 테라스를 홍대와 성수동에서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 측은 “더 많은 고객들이 무신사 스탠다드를 직접 입고, 만날 수 있는 전략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무신사가 지난해 말 인수한 셀렉트샵 29CM도 지난 1일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브랜드 큐레이션 공간 ‘이구갤러리(29CM GALLERY)’를 오픈했다. 20CM는 현재 여의도 팝업 매장에 그치지 않고, 성수동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 출점을 검토 중이다.
명품 플랫폼 발란은 지난달 서울 여의도 IFC몰에 첫 오프라인 매장인 ‘커넥티드스토어’를 열었다. 또다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은 앞서 지난해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업계 최초로 오프라인 쇼룸형 매장을 선보였으며 올해 6월 이마트24의 서울 삼청동 팝업스토어 ‘24BLACK’에 매장을 선보였다. 이곳에서는 샤넬, 구찌, 보테가 베네타, 오프화이트, 발렌시아가 등 8종의 의류, 가방, 슈즈, 액세서리를 비치해 QR코드 접속을 통해 연결된 머스트잇 사이트에서 구매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