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새 대통령에 위크레메싱게 총리 겸 권한대행…국민 분노 더 커질 듯

입력 2022-07-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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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비밀투표로 위크레메싱게 선출
축출된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동맹

▲‘국가 부도’ 상태에 빠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의회의사당 앞에서 20일(현지시간) 경찰들이 신임 대통령 선출을 앞두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비하고 있다. 콜롬보/로이터연합뉴스
‘국가부도’ 상태인 스리랑카 의회가 축출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후임으로 현 총리이자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고 있는 라닐 위크레메싱게를 선출했다. 그러나 신임 대통령도 라자팍사의 동맹이어서 국민의 분노가 더 커질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치러진 비밀투표에서 과반인 50%가 넘는 134표를 확보해 신임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라자팍사가 지난주 경제난에 따른 시위 격화로 사임하고 해외로 도피한 가운데 집권 여당 의원 대부분이 위크레메싱게를 지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위크레메싱게는 여당 일부 의원 지지를 얻었지만, 82표에 그친 달라스 알라하페루마 후보에게 완승을 거뒀다. 그는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의회 연설에서 “이번 승리는 영광이자 특권”이라고 설명했다. 임기는 라자팍사 전 대통령 잔여 임기인 2024년 11월까지다.

▲20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신임 스리랑카 대통령으로 선출된 라닐 위크레메싱게 현 총리 겸 대통령 권한 대행. AP연합뉴스
스리랑카 내에서 앞으로 시위가 더 격렬해질 우려가 있다. 변호사 출신인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1970년대 정계에 입문해 지금까지 6번이나 총리를 지냈다. 가장 최근에는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자 5월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형인 마힌다 라자팍사 당시 총리의 후임으로 위크레메싱게를 임명했다.

그러나 스리랑카 내에서 그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기고 있다. 시위대가 9일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을 점거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을 당시 총리 관저도 불태웠다. 영국 BBC방송은 라자팍사 가문과의 친밀한 관계로 스리랑카 국민의 위크레메싱게에 대한 반감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많은 사람이 라자팍사 가문이 권력을 잃었을 때 위크레메싱게가 그들을 보호했다고 믿고 있다.

스리랑카는 식품과 연료, 의약품 공급 부족과 70%에 육박하는 인플레이션율 등 1948년 독립 이후 최악의 경제적,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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