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M340i, 짜릿한 핸들링 머신

입력 2022-06-18 06: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직렬 6기통 3.0ℓ 가솔린 터보 엔진
시속 100km 가속까지 고작 4.6초
고속 영역서 묵직한 주행감 돋보여
고성능 데일리 슈퍼 세단으로 최적

▲전통적인, 나아가 안정적인 BMW 고유의 키드니 그릴을 유지하고 있다. 새 모습으로 거듭난 4시리즈 그릴이 낯설다면 3시리즈는 최적의 대안 가운데 하나다. (출처=미디어 BMW)

BMW의 M 퍼포먼스 모델은 일상적인 수준에서 고성능 모델을 즐기고 싶은 오너에게 합리적인 선택지다. M340i 역시 기존의 330i에서 고성능 M3의 느낌을 더했다. 일상에서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는 데일리 슈퍼 세단에 가깝다.

시승은 서울역 인근에서 출발해 인천광역시 중구 BMW 드라이빙 센터를 방문한 뒤 다시 돌아오는 경로다. 서울 시내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이 포함돼 시내 주행과 고속 주행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다. 거리만 왕복 120km에 달한다.

▲짧은 프런트 오버행 덕에 경쾌한 핸들링을 뽑아낼 수 있다. (이민재 기자 2mj@)

M340i 외관은 ‘전형적인 BMW’다. 전면부에는 BMW 로고와 함께 BMW의 가장 큰 디자인적 특징인 키드니 그릴이 매시 타입으로 심겨 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날렵하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스포츠 세단의 인상이 뚜렷하다. 19인치 더블 스포크 휠은 M 퍼포먼스 모델이라는 것을 강조하듯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3시리즈는 태생부터 고성능 콤팩트 세단에서 출발했으나 세대를 반복하면서 차 크기도 키웠다.

길이 4709mm, 너비 1827mm, 높이 1435mm는 결코 크기를 폄훼할 수준이 아니다. 나아가 휠베이스가 2851mm에 달해 안정적인 직진성을 빚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밀려온다.

크기가 비슷한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휠베이스(2720mm)와 비교하면 차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덕분에 M340i는 제법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운전석과 동승석은 물론, 뒷좌석 공간도 충분하다. 키가 175cm인 기자가 뒷자리에 앉았을 때 무릎과 앞 좌석 사이에 주먹 한 개 넘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평균적인 신장의 남성까지는 무리 없이 탑승할 만한 수준이었다.

▲균형미가 도드라진 인스트루먼트 패널. 손길과 눈길이 닿는 곳 모두 감성품질이 녹아내렸다. (이민재 기자 2mj@)

실내 디자인은 무난하고 깔끔했다. 센터페시아에는 무선 충전 기능이 포함된 거치대가 포함됐다. 3스포크 형태의 운전대 아래쪽에는 M 퍼포먼스 마크가 들어갔다. 이 마크는 계기판에도 적용돼 타고 있는 차량이 M 퍼포먼스 차량임을 각인시켰다. 내부 인테리어에 크롬이 많이 사용된 점도 깔끔한 느낌이었다.

디스플레이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조작을 물리 버튼으로 하는 점도 직관적이었다. 최근 물리 버튼 대신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능을 조작하는 차량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물리 버튼의 직관성이 더욱 익숙하게 느껴졌다.

2열 레그룸 중앙의 ‘센터 터널’은 유난히 솟구쳐 있다. 엔진과 변속기에서 뽑아낸 육중한 회전력(드라이브 샤프트)을 품은 센터 터널이 솟구쳐 있다는 건, 그만큼 BMW 3시리즈 차체가 바닥에 좀 더 깔려있다는 또 하나의 방증이기도 하다.

▲BMW M340i 정측면. (이민재 기자 2mj@)

2019년, F보디에서 G보디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차체는 더욱 낮아졌고, 좀 더 노면을 움켜쥐며 달린다. 뒷좌석에 탄 동승객이 불편하겠으나 3시리즈는 그렇게 타는 차다. 어깨뼈까지 짜릿한 핸들링 머신 뒷좌석에 사람을 가득 태우고 달린다는 건 애초부터 ‘난센스’인 까닭이다. 다만 M340i는 비교적 넓은 실내 공간을 만들었기에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상쇄된다.

시트는 편안하다기보단 탄탄하게 받쳐주는 느낌이었다. 부드러운 시트를 선호한다면 어색하게 느껴지겠지만, 고성능 주행이 가능한 만큼 탄탄한 시트가 더욱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트렁크 공간은 500L 수준으로 적당히 넓었다.

▲고성능 M이 누려온 갖가지 디자인과 고성능 패키지를 모두 담았다. (사진제공=미디어 BMW)

주행을 위해 시동을 거는 순간 묵직한 엔진음이 들렸다. 차 곳곳에 있는 M 퍼포먼스 마크 외에도 엔진음부터 ‘고성능 차’라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다.

제원상 M340i는 직렬 6기통 3.0ℓ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Steptronic) 스포츠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최고출력 387마력, 최대 토크 51.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4.6초, 복합 연비는 9.9km/L다.

고성능 주행이 가능한 만큼 시내 주행에서는 주행 상태 조절이 필수였다. 가다 서기를 반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포츠 모드를 적용할 경우 출발과 정차 시 덜컹거리는 느낌이 들며 ‘차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컴포트 모드, 에코 프로 모드를 사용할 때는 시내 주행에서도 큰 이질감을 받지 못했다.

▲2018년 F보디에서 G보디로 거듭난 신형 3시리즈. 이제 막 라이프사이클의 반환점을 돌아나왔다. 여전히 제품 경쟁력이 뚜렷하다는 의미다. (사진제공=미디어 BMW)

M340i의 진가는 고속 주행에서 발휘됐다. 저속 주행과 정차를 반복해야 하는 시내와 달리 오히려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이 느껴지는 정도였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묵직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도 훌륭했으며, 100km/h 이상 고속 주행 시 차체 진동이 적어 빠르게 달리고 있음에도 안정감이 들었다. 고속에서도 차선을 살짝 밟았을 때 ‘튕겨낸다’기 보다는 ‘밀어 넣는’ 느낌도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으로 앞뒤 50:50에 가까운 무게 배분으로 안정적인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뒷바퀴굴림(후륜구동) 특유의 날카로운 핸들링과 회두성(코너링) 역시 M340i의 강점이었다.

이밖에 반자율주행 시스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스톱&고(Stop & GO) 기능을 갖춘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적용돼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없었다.

BMW는 M340i를 ‘일상에서 고성능 주행 감성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에게 최상의 만족감을 제공하는 차’라고 소개하고 있다. 시승을 마친 뒤 느낀 점 역시 BMW의 설명과 다르지 않았다. 고성능 모델인 M3 등은 부담스럽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고성능 차량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M340i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