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어디까지 영토확장?” 레스토랑에 음료·간편식·화장품까지 넓힌다

입력 2022-06-0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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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제일제당)

국내 식품업체들이 ‘비건(동물성 단백질을 배제하는 채식주의)’ 사업으로 영토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인류 건강과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각광받는 데다,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고 채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다. 식품 업체들은 너도나도 대체육과 비건 브랜드를 내놓더니, 레스토랑에 이어 음료, 간편식 시장까지 뛰어들고 있다.

예전엔 비건 개념이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는 것에 그쳤는데 비해 이제는 동물과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범위까지 확대되고 착한 소비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뷰티업계도 비건에 주목하고 있다.

◇ CJ제일제당 대체유 ‘얼티브(ALTIVE)’ 론칭…프레시지는 ‘비건 간편식’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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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식물성 대체유’ 사업의 전문 브랜드 ‘얼티브(ALTIVE)’를 론칭하고, 팝업 스토어와 온라인몰에 100% 식물성 음료 ‘얼티브 플랜트유’를 선보였다고 2일 밝혔다. ‘얼티브’는 ‘유제품의 완벽한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Alternative’에서 따온 용어로, ‘사람과 지구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이 담겼다. 이 제품은 우유가 필요한 순간에 식물성으로 대체해 마실 수 있는 고단백·고칼슘 음료다.
친환경 포장재인 테트라팩을 사용했고, 유럽 비건 인증인 ‘V라벨’도 획득했다. 이달 서울 연남동 카페 형식의 팝업스토어 ‘플랜트 유니버스(Plant U-niverse)’을 오픈해 마케팅에 나서며, 연내에는 카페 음료에 최적화된 ‘얼티브 플랜트유’ 바리스타 에디션 제품과 편의성이 높은 소용량 제품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우선 온라인몰과 팝업 반응을 살핀 후 하반기에는 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밀키트 전문업체 프레시지는 자회사 테이스티나인이 올해 초 론칭한 채식 브랜드 ‘헬로베지(hello veggie)’에 대체육 사업을 결합해 국내 채식 간편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호주의 대체육 기업 ‘v2food’와 독점 영업권을 체결한 후 식물성 대체육의 국내 공급, 유통뿐 아니라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상품 개발까지 진행해왔다.
작년 12월부터 대체육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체육과 밀키트를 결합한 제품 4종을 선보여왔으며, 올해 3분기 중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한국인의 일상식과 결합한 대체육 간편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헬로비지’ 브랜드의 B2B 사업 확장에도 나서 간편식뿐 아니라 채식 수요가 증가 중인 단체급식 업장 및 외식 프랜차이즈용 간편식을 개발하고, 대체육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베지테리안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내놓은 제품은 으깬 병아리콩을 뭉쳐 튀겨 낸 인기 채식 식재료 ‘팔라펠’을 활용한 콜드 샌드위치 ‘담백아삭 베지랩과 상큼한 당근 라페와 병아리콩, 식물성 드레싱을 곁들인 ‘병아리콩 베지볼 샐러드’다. 대체 단백질인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베지텐더 밸런스랩’도 내놨다. ‘어니언링 베지함박버거’는 부드러운 브리오쉬 번 속에 식물성 함박패티와 어니언링, 토마토, 체다치즈, 바비큐 소스를 더한 프리미엄 버거다.

◇ 글로벌 대체육 시장 내년 7조 원…식품업체, 비건 브랜드 론칭에 레스토랑까지 출점

식품업체들의 비건 열풍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9년 47억 4100만 달러(약 5조4700억 원)에서 2023년 60억3600만 달러(약 7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마켓데이터는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도 2016년 1410만 달러(약 180억 원)에서 2025년 2260만 달러(약 290억 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농심은 지난해 초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해 대체육을 팔고 있고,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플랜테이블’을 론칭해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에 이어 현재 말레이시아, 필리핀, 홍콩, UAE(아랍에미리트), 멕시코, 괌, 네팔, 몽골 등 1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한 후 스타벅스, 웨스틴조선호텔, SK텔레콤, 아우디, 서울시와 협업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오뚜기도 지난달 비건 브랜드 ‘헬로베지’를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채소가득카레’, ‘채소가 짜장’을 출시했다. 2020년 라면 브랜드를 ‘자연은 맛있다’로 재단장하고, 비건라면 정·백·홍과 비건 만두 제품을 출시한 풀무원은 올해는 미국 대형마트 및 아시안 마켓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 매장을 둔 아시안 슈퍼마켓 유통업체인 H마트에 입점해 본격적인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이 지난해 출시한 ‘맛있는라면 비건’도 한국비건인증원에서 비건 인증을 받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L&B(신세계엘앤비)는 와인 브랜드 ‘G7(지세븐)’을 비건 와인으로 리뉴얼해 4월 새롭게 선보이는가 하면, 전통주 기업 지평주조는 최근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지평 생 쌀막걸리’, ‘지평 생 옛막걸리’, ‘지평 일구이오’, ‘지평 이랑이랑’ 등 기존에 판매하고 있던 전 제품 4종에 대해 비건 인증을 획득하는 등 주류업계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엔 레스토랑까지 등장했다. 농심은 지난달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6층에 40석 규모의 비건 레스토랑 ‘ Forest Kitchen(포리스트 키친)의 문을 열었고,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100% 식물성 식재료로 즐길 수 있는 ‘플랜튜드(Plantude)’를 오픈했다. 농심 관계자는 “비건 식문화를 잘 전달하고 소통하면서 비건 문화를 넓혀가고자 레스토랑을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 "비건,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하세요"

화장품 시장에서도 ‘비건 화장품’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고 있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성 원재료 사용은 배제하고 식물성 원료를 주원료로 사용하거나 친환경 패키지를 사용한 제품을 의미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6.3%씩 성장해 2024년에는 220억 달러(약 27조5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비건 화장품 브랜드 ‘이너프프로젝트’를 론칭했고, 최근에는 비건 브랜드 ‘롱테이크’롤 통해 톱밥을 재가공하고 편백잎과 검정콩, 장미꽃 추출물 등 식물 유래 성분을 사용한 헤어 제품을 내놨다. LG생활건강도 한국비건인증원에서 인증을 받은 ‘비욘드 엔젤 아쿠아’ 스킨케어를 판매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토너와 크림 등을 선보인다.

휴메딕스는 지난달 더마 엘라비에의 비건화장품 라인 ‘더마 엘라비에 제로’를 론칭했다. 더마 엘라비에 제로는 예민한 피부를 위한 저자극 비건화장품 라인이다.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으며 기초부터 베이스메이크업까지 총 3종(리퀴드 클렌저, 클리어 토너, 누디 쿠션)으로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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