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에 불 지르는 EU, 대러 초강력 제재 물결

입력 2022-06-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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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원유 실어나르는 유조선 해상보험 금지
러 석유 수입 회원국에 관세 부과도 검토
상품시장 변동성 극대화·인플레 압력 키울 듯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EU 정상회의 2일차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AP뉴시스
유럽연합(EU)이 경제적 역풍 우려에도 대(對)러시아 초강력 제재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미 세계 경제가 거센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초강경 제재 스탠스가 에너지 가격 변동성을 더 키울 것이란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러시아산 석유를 실어 나르는 유조선에 대한 해상보험을 금지하기로 했으며, EU 울타리를 벗어난 영국도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 주요 7개국(G7) 회원국도 이번 조치에 동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향후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는 회원국에는 관세를 물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전날 EU 27개 회원국이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즉각 금지하기로 합의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EU는 전날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의 반발을 의식해 절충안 형태로 육로 수입은 단계적으로 축소해 원유 수입량을 올해 말까지 90% 줄이는 방안을 채택했다.

관세 부과 검토는 향후 헝가리가 육로 수입분에 대한 단계적 축소에 반발하는 경우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27개 회원국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한 대러 제재안과 달리 회원국에 대한 관세 부과의 경우 다수결로도 결정할 수 있어 채택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EU의 초강력 제재가 에너지는 물론 상품시장 수출입에 대한 변동성을 극대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직격탄에 날리는 동시에 EU 경제는 물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충격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5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전년 대비 8.1% 상승해 7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원유 가격은 60% 가까이 치솟았다.

특히 유조선에 대한 보험 제공 금지 조치의 경우 어떤 선박이 러시아산 석유를 실었는지, 출처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 문제로 떠오른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들이 자칫 러시아산 석유의 주요 수출항을 들르는 모든 유조선에 대해 보험 가입과 보장을 거부할 가능성이 커진다. 즉 공급망 혼란 가중이 불가피해진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EU의 극약처방이 부작용을 뛰어넘는 효과를 거두려면 다른 국가들의 동참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CNN은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를 인용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지난달 336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배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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