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름 드라이빙 시즌 시작과 함께 휘발유 가격 사상 최고치 경신

입력 2022-05-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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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 갤런당 4.60달러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 후 30% 치솟아
30일 메모리얼데이부터 9월 노동절까지 드라이빙 시즌
팬데믹 이후 억눌린 여행 수요 늘어 가격 추가 상승 조짐

▲미국 콜로라도주 골든에서 27일 차량들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골든/AP뉴시스
미국에서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시작과 함께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갤런당 4.6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30% 치솟았다. 현재 가격은 지난해 메모리얼데이 주말 당시보다 약 50% 높은 수준으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휘발유 가격도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드라이빙 시즌이 이제 시작한다는 것이다. 드라이빙 시즌은 30일 메모리얼데이부터 9월 노동절 연휴까지를 가리킨다.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이 시즌에 유가가 가파르게 뛰면서 소비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치솟는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다. 전쟁이 발발한 후 서방의 대러 제재로 하루 최대 300만 배럴 수준의 러시아 원유가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이 앞으로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예상은 유가 상승을 더 부추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많은 석유 기업들이 오래되고 수익성 떨어지는 공장을 폐쇄하면서 재고가 부족해진 점도 원인이다. 팬데믹 기간 미국 정유 시설의 약 3%가 가동을 멈춘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팬데믹 이후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서 점차 회복하면서 길거리로 나서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난 점 역시 휘발유 가격에 자극을 줬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연휴가 낀 이번 주말 자동차로 여행을 계획 중인 시민들은 349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4.6배 증가한 규모다. 또 미국호텔·숙박협회가 성인 22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60%가 지난해보다 올해 더 많은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시장 조사업체 OPIS의 톰 클로자 창업자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사람들이 운전을 덜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이번 여름엔 휴가를 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말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하면 억눌린 수요가 실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7월은 휘발유 수요 증가로 두렵고, 8월은 허리케인 가능성 때문에 두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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