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인터뷰] ‘브로커’로 칸 레드카펫 밟은 이지은 “축복받는 느낌이었다”

입력 2022-05-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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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다. 솔직히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어색하면서도 여기에 속해 있는 내가 축복받는 느낌이었다.

▲영화 '브로커'에서 미혼모 '소영' 역할을 맡은 이지은. (사진=CJ ENM)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에서 차마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미혼모 ‘소영’ 역할을 맡은 이지은(아이유)이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느냐는 이투데이 기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27일(현지시각) 오후 4시 칸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이지은은 “송강호 선배님이 격려와 응원을 많이 해줬다. 그 순간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또 현장에서 아이들과 같이 찍다 보니까 되게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많이 있었다. 그 아이들 덕분에 긴장도 많이 풀리고 웃으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칸 레드카펫을 처음 밟은 소감에 대해서는 “영화제가 조금 딱딱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휴양지 느낌이 강한 것 같다. 또 입국하자마자 팬분들이 큰 환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밝혔다.

실제 ‘브로커’가 뤼미에르 극장에 상영하기 직전 레드카펫 주위에는 이지은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이유는 직접 팬들 곁으로 가서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며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

시차 적응을 할 겨를도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는 이지은은 “혹시 다음에 또 칸에 오게 된다면 하루 정도 일찍 와서 칸의 아름다운 풍경을 좀 즐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각) 오후 4시 칸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이지은. (사진=CJ ENM)

고레에다 감독은 tvN에서 방영된 ‘나의 아저씨’를 감명 깊게 보고 이지은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이지은은 드라마에서 차가운 현실을 온몸으로 버티는 거친 1998년생 여자 ‘지안’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나의 아저씨’의 지안과 ‘브로커’의 소영은 닮은 듯 다른 여성이다.

이에 대해 이지은은 “지안의 경우에는 감내하는 인물이다. 표현이 그렇게 많지 않다.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한 인물인데 이에 반해 소영은 화가 나면 그걸 못 참고 그냥 그 자리에서 화를 내버려야 하고 눈물이 나면 그냥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라며 “감독님도 그 부분을 딱 짚어서 말씀해주셨고 아예 다른 캐릭터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나는 전혀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브로커’는 소영이라는 미혼모를 통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관한 화두를 다루는 영화이기도 하다. “아이를 낳고 나서 버리는 것과 낳기 전에 지우는 것 중에 뭐가 더 나쁘냐?”라는 소영의 대사는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종국에 소영은 아이를 위해 자신의 삶을 일정 부분 희생한다.

이지은은 “소영의 생각이 영화의 주제라고 한다면 나의 가치관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에 그게 좀 염려스러웠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그것은 소영의 가치관이지 영화의 가치관은 아니라고 말씀해주셔서 그런 것을 받아들이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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