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또 틀린 초과세수 53조, 더 거둘 수는 있나

입력 2022-05-22 11:26수정 2022-05-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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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처 전망치, 정부보다 2조7000억 원 적어…"경기 하방 위험·불확실성 증가"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편성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핵심 재원인 53조 원 이상의 초과세수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추계에 실패한데다 하반기 경기 위축 등으로 정부의 예상보다 덜 걷힐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국회는 지난 17일 59조4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경안에 대한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에 돌입했다. 정부가 발표한 추경안에 따르면, 지방교부세 보강 등에 투입되는 23조 원을 제외하면 일반지출로 총 36조4000억 원이 편성됐고, 이 중 26조3000억 원이 코로나19 손실보상 등 소상공인 지원 등에 쓰인다.

정부는 추경 재원의 대부분을 초과세수를 통해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올해 세입 전망이 396조600억 원으로 본예산 대비 53조3000억 원의 초과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세입 경정을 진행했다. 절반 이상인 29조1000억 원이 법인세에서 증가하고, 근로소득세(10조3000억 원)와 양도소득세(11조8000억 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법인세가 대폭 늘어난 것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금융 등 주요 기업의 실적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한다. 올해 법인세는 작년 법인 영업 실적에 대한 납부로 지난해 코스피 12월 결산법인의 개별기준 영업이익(106조8000억 원)은 전년 대비 58.2%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법인세는 올해 들어 3월까지 전년 대비 10조9000억 원 증가했고, 4월 법인세 분납 징수와 8월 중간예납으로 약 20조 원이 추가로 들어올 전망이다.

문제는 하반기 경기 위축 등으로 인해 정부의 예상만큼 초과세수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초과세수가 정부가 당초 추계한 것보다 5조5000억 원 적은 47조80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여건 악화로 인한 경기 하방 위험과 불확실성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세입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정부 전망치보다 2조7000억 원 적은 101조4000억 원이 걷힐 것으로 봤다. 예정처는 하반기 경기 하방위험 등을 고려하면 통상 기업들이 8월에 미리 납부하는 50%의 중간예납액이 상반기 영업실적 부진으로 인해 정부의 예상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득세는 종합소득세가 덜 걷히면서 정부보다 3조2000억 원 적은 124조6000억 원으로 전망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53조 원을 다 쓰고 하반기 예상되는 세수가 걷히지 않으면 누가 책임지느냐'는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세수 추계와 관련해서는 제가 책임지겠다"며 "나라 살림은 단순히 장밋빛 전망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추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한 세수 추계에 실패했다는 점도 비판 대상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만 세 차례나 세수 전망을 수정했고, 세수가 본예산 편성 당시 예상치보다 61조4000억 원 늘어났다. 세수 추계 오차율은 본예산 대비 21.7%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에 기재부는 세수 추계를 담당하는 세제실을 개편하는 등 추계 방식을 개선했지만, 올해 예상치에 따르면 오차율은 15.5%로 또 다시 두 자릿수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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